언니네이발관의 산들산들을 들으며
네가 그랬었다. 언니네 이발관의 산들산들을 들으면 아 내가 이렇게 평범한 사람이었지- 라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사람 마음이라는 게 내 힘으로 되는 게 아니란 걸 느꼈다면서. 수없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내가 이렇게 평범한 사람이라는 사실에 직면한다고 했다. 그 자리에서 난 ‘나 스스로 평범한 사람이라고 인정하는 말에 공감할 수 없어’ 라고 말했다. 자존심 때문이었을까, 한창 높아져있던 자존감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자기 세뇌였을까. 실은 내 깊은 곳에서는 그 말에 백번천번 공감하고 있었는데.
사람과 사람이 만나 알아가고, 관계를 맺는 과정 속에서 결국 우리는 우리 관점으로 상대를 보고, 기대하고, 내 뜻대로 상대를 바꾸려 하기 마련이다. 남들 앞에서는 난 평범한 사람이라고 말하면서도, 누군가와 의미있는 관계가 되는 순간 나는 그 누구보다 (안 좋은 쪽으로)특별한 사람이 된다. 나만 존중받고 싶고 나만 인정받고 싶고 나에게만 다 맞춰주었으면 하는 기대감만으로 모든 것을 내 기준으로 바꾸려 할 때가 얼마나 많은지.
나는 이런 평범한 사람
누군가의 별이 되기엔 아직은 부족하지
그래도 난 가네
나는 나의 길을 가
소나기 피할 수 없어
구름 위를 날아 어디든지 가
외로워도 멈출 수 없는 그런 나의 길
언니네이발관 - 산들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