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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닝 Aug 07. 2021

당근마켓이 커뮤니티 소통을 돕는 방식

당근마켓은 어떻게 커뮤니티를 성장시키고 있을까?

당근마켓의 성장


6년 전 작은 판교장터로 시작한 당근마켓은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 10위 안에 들 정도의 사용자를 보유한 서비스가 됐다. 2021년 4월 기준 MAU는 약 1440만 명, 중고 거래 플랫폼 안에서는 전체의 93%를 차지할 정도로 독점이나 다름없다. (출처- 와이즈앱/모바일인덱스)


타 중고거래 플랫폼과의 차별점으로 당근마켓의 연결방식을 빼놓을 수 없다. 반경 4~6km 이내 이용자끼리만 연결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지금의 성장의 기반이 됐다는 건 두말하면 입아플 지경. '동네' 사람들에 한정된 거래를 제공하는 서비스 원칙이 차별화를 만들어냈고 지금까지 성장의 원동력이 되어왔다. 얼마 전엔 1800억 투자를 받아내면서, 유니콘 자리에까지 오른 기염을 토했다. (관련뉴스) 당근마켓은 이제 어떤 방식으로 성장해나갈 수 있을까? 더욱 기대되는 시점이다.  

한국인이 가장 자주 사용하는 앱은 5위,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은 9위를 차지하고 있는 당근마켓. 국내 사용자 수는 페이스북을 넘어선다. (출처 : 와이즈앱, 2021.4)





당근마켓 플랫폼 참여자


현재 당근마켓 플랫폼에서 각 참여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고 있는지, 플랫폼 참여자를 중심으로 정리해 보았다.


[지역 주민과 지역 주민 간 연결]

1) 중고거래

당근마켓의 핵심인 중고 거래를 통해 지역 주민들은 서로 연결된다. 중고 물품을 올리고, 올린 게시물을 구매하는 중고물품 게시 → 채팅(연락) → 거래 (만남) → 후기 교환의 과정이다. 이 과정을 통해 그들은 원하는 목적을 달성한다. 여기에서 지역 사업자는 점선으로 표기했는데 느슨하게 연결된다는 의미를 담았다. 지역 사업자도 주민으로서 플랫폼에 참여하기는 하지만, 뒤에서 설명할 지역광고의 형태에서 조금 더 적극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며 이 도표에서는 이런 플랫폼 참여자가 있다 정도로 정리하고 싶었다.


2) 커뮤니티 (=동네생활)

그리고 또 하나의 주민과 주민을 연결하는 요소는 바로 커뮤니티다. 뒷부분에서 본격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이기도 하니 간단하게만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당근마켓에서는 중고거래뿐만 아니라 커뮤니티를 통해 주민들이 서로 만날 수 있다. 그들은 주제별로 작성한 글을 통해 소통하고 주위의 맛집을 검색/공유하는 등의 다양한 생활정보를 적극적으로 나눈다. 지역 사업자는 커뮤니티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홍보의 공간에서는 가게를 알릴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주민들과 소통할 수 있다.



[사업자와 당근마켓 간 연결]

앞서 주민 간 연결을 넘어서 좀 더 다른 사이드에서의 연결고리를 지목한다면 바로 지역 사업자와 당근마켓 간의 연결이다.


1) 업체 홍보

지역 사업자는 당근마켓에서 가게를 홍보하고 알릴 수 있다. 광고에서는 타겟층을 정하는 것이 무척이나 중요한데 당근마켓은 이미 동네(지역)를 기준으로 명확히 타겟팅할 수 있어 지역 사업자를 중심으로 업체 홍보가 가능하다. '비즈 프로필'을 통해 가게 프로필을 개설하고, 이를 중심으로 업체 홍보하기/쿠폰 제공하기/고객 후기 모으기/채팅을 통한 문의 응대 등의 비즈니스 활동을 당근마켓 안에서 영위할 수 있다.


2) 광고 비용

당근마켓은 업체의 '광고 콘텐츠'를 서비스 곳곳에 노출해주고 그에 따라 광고비를 받는다. 현재까지 당근마켓의 유일한 수익 모델로 알려져 있다. 광고 사업이 강화될수록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당근마켓의 역할은 한층 더 두터워지는 셈이다.



결과적으로 당근마켓에서 참여자들의 연결은 크게 두가지 축에서 가치를 가진다고 볼 수 있겠다.


1. 지역 사회 중심으로 형성된 커뮤니티 활동 (중고거래&동네생활)

→ 사용자의 활동과 방문이 꾸준히 증가. 체류시간과 리텐션 확보

- 중고거래 : 서비스의 아이덴티티와도 같음. 유저들이 누리는 혜택이자, 서비방문의 본질적인 목적.

- 커뮤니티 : 인입된 유저들이 조금 더 서비스에 많이 머무를 수 있도록 하는 연결기제. 더 나아가 유저들 간 소통과 연결창구로서의 의의


2. 확보된 커뮤니티 풀을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확대

→ 지역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광고 BM 보유. 현재는 이것뿐이지만, 앞으로 지역을 기반으로 비즈니스를 확대할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해질 수 있음.


- 김용현 당근마켓 대표 인터뷰 중 (비즈조선)

"지역이란 키워드를 중심으로 플랫폼에서 연결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고민 중이다. 중고거래로 시작해 지역 커뮤니티를 연결하니 동호회, 아이 또래 모임, 가사 도우미 구인, 동네 가게 소식지, 아르바이트 모집 등 무수히 많은 연결이 가능하다. 동네 구인·구직, 고도화된 부동산 거래 서비스를 일부 지역에서 실험 중이다."
현재 당근마켓에서 제공하는 로컬 비즈니스 서비스 (출처 : https://www.sedaily.com/NewsVIew/22P1UF6X4A)





하이퍼로컬 커뮤니티로의 성장


당근마켓 기사를 보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바로 ‘하이퍼로컬(Hyperlocal)’. 하이퍼로컬이란 지역 밀착을 의미하는 말로 지역 중에서도 지역, 아주 좁은 특정 지역을 의미하는 말이다.(출처) 본 문서에서 지속적으로 이야기했지만, 이는 당근마켓의 서비스 가치와도 연결된다. 반경 제한을 둔 기능 덕에 같은 동네 사람들을 연결하는 데 강점이 있다.


당근마켓의 시작은 중고거래였다. 중고거래를 통해 주민들은 중고물품을 올리고 거래하는 과정을 통해서 연결과 소통의 경험을 처음 맞이했다. 점차 서비스 이용자가 증가하면서 거래의 빈도는 늘어났을 것이고 이에 따라 개인의 활동지표를 나타내는 '매너온도'를 비롯한 '내 활동'을 드러낼 수 있는 지표들도 개인의 프로필에 차곡차곡 쌓일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빌드업된 여러 요소들을 기반으로 커뮤니티와 비즈니스로 서비스를 확장해나간다.

출처 : 당근마켓, https://www.donga.com/news/Economy/article/all/20210412/106372427/1



"사람들이 모이면 돼, 돈 버는 건 그 다음이야"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근데 그러면 사람들을 어떻게 모이게 할 건데? 이게 문제다. 커뮤니티를 만드는 사람의 고민은 한결같다. 체류시간과 리텐션. 어떻게 사람들을 모을 것이며 지속적으로 방문할 수 있게 만들 것인가? 여기에 비즈니스를 붙이는 건 이후의 목표가 된다. 꾸준히&오래 사람들이 방문하게 만드는 것과 그러려면 자발적으로 즐기고 소비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는 것. 단발성으로 미끼를 던져서 방문을 유도한다 해도 그 이후에 지속성을 유지하기란 도통 쉬운 일이 아니다. 더더군다나 도메인마다 유저 특성이 너무 다르기 때문에 역시 쉽지 않은 숙제다.


그렇기 때문에 당근마켓의 커뮤니티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던 원동력은 단순히 중고거래를 잘 만든 것만으로 얻어진 결과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평소 당근마켓 헤비유저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당근마켓이 커뮤니티에서의 소통을 어떻게 돕는지, 어떤 장치들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이용하게 하는지 몇가지 요소를 정리해보았다.






당근마켓이 커뮤니티의 소통을 돕는 방법


1. 프로필을 기반으로 구성원 간 신뢰도 검증 가능

우리는 믿을 만한 사람과 소통하고 싶어한다. 그래서 보통 전통적인 커뮤니티 -다음이나 네이버 카페 등-에서는 어느 정도 활동 단계별로 '등급'을 나누어 이 사람이 신뢰있는 사람인지 아닌지 여부를 체크하도록 만들었다. '방문 N번 이상, 글 N개, 댓글 N개 이상(..생각만 해도 막막하다)' 달성해야만 어느 이상의 등급으로 올라갈 수 있고 그 후엔 그들만이 활동할 수 있는 독립적인 공간에도 입성할 수 있는 구조인 거다. 결국 커뮤니티 안에서의 등급이란 구성원으로서의 신뢰도를 검증하는 하나의 지표인 셈이다.


주제별로 모인 카페도 이러할진대, 돈이 오가는 거래의 과정은 두말하면 잔소리일 거다. 조금만 이상해도 "이 사람 정말 우리 동네 주민이 맞나?" "사기치려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흘러나온다.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당근마켓은 이 문제를 프로필을 통해서 해결했다. 프로필 자체를 공개된 정보로 남겨두어 누군가가 굳이 물어보거나 캐내지 않아도 궁금함을 해소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장치들을 숨겨뒀다. 일단 프로필 자체를 이분화했다. 하나는 내 거래물품을 관리하고 즐겨찾기 등을 자유롭게 관리할 수 있는, 보통 '마이페이지'라 불리는 공간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남이 볼 수 있는 프로필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사진이나 닉네임 같은 정보는 수정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노출되는 정보는 서비스 활동을 기반으로 한다. 오롯이 거래의 과정을 통해 쌓아야 하는 직관적인 '매너온도'부터, 자랑스런 활동을 나타내는 지표인 뱃지, 실제 이곳에 거주하는지 여부도 위치 기반으로 인증하는 절차를 거친다. (일자와 횟수까지). 게다가 임의로 값을 조작할 수도 없는 각종 후기들도 모조리 노출된다. 그래서 후기가 많은 사람과는 거래할 때 안심이 된다. 커뮤니티 글도 미심쩍어 보일 때 프로필에 들어가서 매너온도부터 보고 그 후에 답변을 단다.

당근마켓에서 주민 간 신뢰를 쌓는 데에는 프로필이 가장 큰 역할을 한다.



2. 동네의 특성을 담은 커뮤니티 주제 구성

사람들이 모였다. 무작정 이야기하라고 하면 제대로 소통이 될까? 어떤 모임이든 하나의 주제를 던져주고 이야기가 잘 흘러갈 수 있게 도와주는 사회자/모더레이터같은 존재들이 한명씩은 있는 것 같다. (큰 집단은 필수이고, 작은 모임이어도 그런 역할을 하는 사람은 있기 마련..)

커뮤니티에 있는 다양한 주제들은 바로 이야기할 수 있는 재료들을 제시하고 가이드해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무작정 이야기하라고 하는 게 아니라 "이런 이야기는 어때?"라며 조심스럽게 제안해주고 안내해준달까.. 그런 측면에서 당근마켓이 동네생활 커뮤니티에서 제시하고 있는 다양한 주제들은 철저히 '동네 기반'의 주제들을 제대로 선별해서 운영하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깨알같은 디테일..


대조적으로 서비스를 하나 예로 들어보고자 한다. 요즘 인기있는 커뮤니티 서비스 중에 '블라인드'라는 앱이 있다. 블라인드는 직장인증을 기반으로 한 직장인 커뮤니티로 대표되는 공간이다. 익명으로 내가 속한 회사 정보만 노출한 채 사람들과 소통하는 공간이다. 아무래도 20-40대 직장인들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공간이다 보니, 주로 1) 우리 회사 이야기, 2) 이직/직무고민, 3)결혼, 4) 재테크 등의 주제들에서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진다. 주제들이 다양하고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그에 반해 당근마켓은 '우리동네 질문, 동네 사건 사고, 동네 맛집, 동네 소식.. 취미생활, 건강, 육아, 살림, 요리...' 와 같은 주제들로 구성되어 있다. (아래 캡처 화면 참고) 거시적인(?) 느낌의 블라인드 주제와 비교하니 더더욱 당근마켓의 특성이 부각되는 것 같다.  

반려동물이 아니라 고양이/강아지 주제가 따로 있음 (깨알같은 디테일)

동네 단위의 사건사고, 맛집, 소식 알림 등을 전달할 수 있도록 구분해 둠

동네 질문 - 가까운 병원, 수선 잘하는 집 등의 온갖 동네 질문 다 모임

건강/육아/인테리어/살림/요리와 같이 우리 동네에서 이야기될 법한 가정친화적 주제들이 많이 분포

동네의 정, 인심 같은 것이 푸근하게 느껴지는, 상대적으로 소소한 주제들 덕에 따뜻한 우리동네 이야기들이 더 많이 나올 수 있고 이게 부담없이 활동할 수 있는 큰 지지대가 되어주는 게 아닌가 싶다.

당근마켓과 블라인드 주제 비교 - 당근마켓 글만 봐도 딱 티난다 "씽씽이 찾아가세요"ㅠㅠ (잃어버린 애기 누구죠.... 너무 귀엽다)




3. 서비스 곳곳에 배치한 운영 가이드라인

커뮤니티 구성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축 하나가 바로 운영의 관점이다.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모인 공간이라고 해도 서비스 원칙에 위배되거나 어긋나는 글들이 많으면 품질이 떨어지고 결국에는 서서히 사용자들이 이탈할 수밖에 없다. 왜? 재미없으니까.. 그래서 커뮤니티에서는 '운영자/매니저' 들의 꾸준한 관리는 필수이고, 구성원들 역시도 나서서 자정작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일도 하나의 큰 과제가 된다.

이런 맥락에서 커뮤니티 유저들에게 '우리는 어떤 서비스를 지향하는지, 커뮤니티 활동에서 옳고 그름의 정보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제시하는 것도 정말 중요한데 당근마켓은 서비스 곳곳에 운영 가이드 요소들을 정말 잘 배치해두어 이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있었다.

동네생활에 글 쓸 때, 운영 정책으로 바로 랜딩할 수 있는 가이드를 제공한다.
글 읽을 때도, 신고하기 버튼이 숨겨져있지 않고 나와있어서 신고가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디테일한 카테고리 분류는 덤.


게시글 더보기를 통해 신고하기를 배치하는 방법은 다른 서비스들과 비슷하지만, 이뿐만 아니라 글 읽을 때/작성할 때/고객센터 페이지 내에 상세하고 디테일하게 적어두어 직관적으로 인지하기가 쉽도록 서비스를 구성했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당근마켓의 요런 서비스 디테일은 중고거래 활동 시에 더 빛을 발하는데 본 글의 주제는 커뮤니티이니 고건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정리해보고 싶다)

이 효과는 그냥 운영 원칙을 알리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사용자들에게 지속적으로 노출시켜준다는 것은 그만큼 글을 쓸 때 한번 더 주의깊게 살펴보게 만드는 소위 '셀프검열' 로서의 기능도 제공한다. 정상적인 유저라면 이런 노티가 귀찮기보다 당연스레 여겨질 터, 적재적소에 잘 드러내주는 게 중요한 기능이다. (아, 어렵고도 험난한 커뮤니티 운영..)




결국 사람들을 모으고 또 그들을 잘 연결하고, 확대해나가는 서비스의 본질을 얼마나 잘 영위하느냐. 그것이 앞으로의 서비스 확장에 크게 기여하리라 믿는다. 이제는 생활밀착형이 아닌 생활필수형 서비스로 나아가고 있는 당근마켓의 앞으로의 서비스 확장이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당근마켓 대표분의 인터뷰 기사 중 인상깊은 부분이 있어 공유하고 마무리하고자 한다. 정말 잘 이용하고 있는 사용자 한명으로서 당근마켓이 지향하는 서비스 비전과 목표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데 일조하는 방향으로 확장되었으면 좋겠다 :)



김 대표는 인터뷰 내내 “중고거래를 넘어 무너진 지역 커뮤니티를 인공지능(AI)과 모바일 기술을 이용해 재건하는 게 당근마켓의 지향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동네에서 취향, 관심이 비슷한 사람과 연결되면 오프라인 활동으로 연계되는 등, 장점이 많을 것”이라며 “온라인상에서만 ‘좋아요’로 공감을 표하는 데 느끼는 허망함이 풍요로움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사 출처 : 김용현 당근마켓 대표 “삶을 풍요롭게 할 지역 커뮤니티 재건이 목표” -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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