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한 달간 휴식이 주어진다면 아무도 오지 않는 절에 들어가 묵언수행을 할 것이다. 사람들은 때때로 하지 않아도 될 말들을 쏟아내고 듣고 싶지 않은 말들을 묵묵히 견뎌야 한다. 이런 군말들이 점차 쌓여 나를 짓이기는 것 같다. 너덜너덜해진 나를 채우는 건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혼자만의 시간이다.
수많은 사람들과의 만남, 그 속에서 오가는 감정소비, 불필요한 말들. 사회생활하면서 누구나 겪어야 하는 일들이다. 이런 일들에 익숙해지며 일상이 되어가지만 가끔 벅찰 때가 있다. 그럴 때가 오면 절에 들어가 묵언수행을 하고 싶다.
남들에게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고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가만히 나를 들여다보는 일이 왜 이리 어려울까. 그저 남들에게 짓는 웃음 한 번을 스스로에게 지어 준 적 없다. 무관심한 게 아니라 스스로가 힘들다는 걸 피하고 싶어서 일까. 힘들다는 걸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일까. 나도 힘들 수 있는 사람인데. 왜 모르는 체하는 걸까. 힘들면 힘들다고 쉬어가자고 해도 될 텐데.
내가 나를 들여다보는 일이, 혼자 감당하는 일이 아직 미숙하다. 그래서 익숙해져야 한다. 혼자만의 시간에. 누군가가 보기엔 무기력해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면 어떠하랴. 우리는 남들의 시선, 구설수 등 많은 것들에 집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 집착의 방향을 바꿔 출발점으로 돌아와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