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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소한 May 16. 2021

인스타그램 디톡스, 너도 할 수 있어

나는 내 인생의 Celebrity면 돼 (feat. 아이유)

** 위 글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최근 몇 년 간 내 일상의 재미는 모두 인스타그램에 있었다. 팔로우하던 100개 정도의 인플루언서, 브랜드, 패션 관련 계정들이 매일 같이 뿌리는 소식지(피드) 하나하나 주목하고 관심을 가지며 그들의 화려함을 동경하던 매일이었다.


초창기에 '브랜드'를 소재로 글을 썼기 때문인지 트렌드를 아는 것이 멋지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반짝이는 제품이 돋보이는 감각적인 피드는 비합리적인 소비를 부추겼고, 그것을 갖지 못했을  느끼는 불필요한 초조함도 노폐물처럼 쌓여갔다.


지쳐버린 표정 마치 전원을 꺼놓은 듯이
심장소린 too quiet
네가 가진 반짝거림, 상상력 identity
까지 모조리 diet



내 일상에는 변화가 필요했고 작은 습관부터 바꿔보기로 했다. 마침  블로그에서 2주 동안 매일 일기를 쓰는 프로젝트가 시작되어 그 시간을 '스스로의 선택으로 바꿔가는' 실험일지로 활용하기로 했다. 여기에 2주 동안의 실천 결과를 공유한다.


5월 1일~14일까지의 미션 완수!


1. 인스타그램 팔로잉 다이어트를 했다.


일단 넘칠 듯이 범람하는 팔로잉 리스트를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특별한 이유 없이 단순한 호기심에 팔로우했 계정을 정리하니 130개에서 90개가 되다. 당장 눈에 보이지 않아도 전혀 지장을 주지 않는 것들이 40개나 있었나 하는 생각에 조금 놀라웠다.


그다음은 소식을 받아보고 싶지만 내 욕심이라고 생각하는 곳을 정리했다. 피드만 보면 구매충동이 일어나는 브랜드나 불편한 감정을 조금이라도 느끼게 되는 셀럽들이 포함되었다. 더 이상 쓸데없는 생각으로 머리가 차는 일이 사라졌다.


2. 인스타그램 게시물, 스토리 알림을 껐다.


실시간으로 소식을 받아보고 싶거나 피드를 빠르게 확인해야 유리한 계정들이 있었다. 재고가 1개뿐이라 발 빠른 구매가 필요한 빈티지샵들이 많았다. 그들 계정에 들어가 푸시 알림과 스토리 알림을 해제했다.


업무 하는 중간이나 누군가 함께 있는 순간에 띠링 띠링 울려 집중을 흐리던 방해꾼들도 사라졌고, 피드를 확인하는 빈도수가 줄어드니 자연히 충동구매도 줄어들게 되었다.


밀린 숙제 하듯 빠짐없이 살펴봤던 스토리도 선택적으로 확인했고, 스마트폰에 추가해둔 사이트 바로가기도 대부분 삭제했다. 접근성을 확 낮춰 마음에서 차차 멀어지도록.


3. 지도에 무조건적으로 핀 꽂기를 멈췄다.


인스타와 유튜브의 누군가가 추천해 앞뒤 다 자르고 저장해둔 장소들도 많았다. '들러보자!'라는 이름의 폴더는 이미 300개 이상의 장소로 가득 찼다. 모두 갈 수도, 갈 필요도 없다는 것을 알기에 천천히 정리할 예정이다.


그 대신 우연히 닿게 되는 나만의 장소를 한 곳씩 늘려가 보았다. 성수동에서 길을 걷다 우연히 들어간 카페, 대구에서 발길 닿는 대로 들어간 식당 등 꼭 누군가 들렸던 장소가 아니더라도 좋은 곳들이 많았다. 기대치가 없기에 실망감도 없으며 성공했을 때 행복감은 2배로 늘어나는 좋은 점이 있었다.


발자국마다 이어진 별자리
그 서투른 걸음이 새겨놓은 밑그림
오롯이 너를 만나러 가는 길
그리로 가면 돼, 점선을 따라



인스타그램에 쏟던 시간을 다르게 활용하다


이제 출근길에는 뉴스를 보거나 오늘 해야 할 일을 정리하고, 퇴근길에는 핸드폰을 넣어두고 음악을 들으며 온전한 퇴근을 즐기기도 한다. 쉬는 날에는 미싱, 반려식물 돌보기, 요리 등의 취미로 긍정 에너지를 충전하고 있다.


타인의 선택지를 구경하고 그대로 따라 하는 은 고민할 필요 없이 간단해서 쉽지만, 나만의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입장에서 때로는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타인의 yes가 아닌 나만의 yes를 만드는 것이 나에게 더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았으니, 이제는 주체적인 선택으로 에너지를 깎지 않는 편안한 길을 찾아 떠나보겠다.


잊지 마 넌 흐린 어둠 사이
왼손으로 그린 별 하나
보이니 그 유일함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말야



글을 쓰고, 생각을 담는 글쓰기 모임

'쓰담'과 함께하는 포스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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