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소한 Nov 17. 2019

인기 유투버의 Next는 대표님

샵오눅(shop onuk)과 시시아사우르스(sisiasaurus)

요즘은 유튜브 시대. 누구나 구독해두고 즐겨보는 콘텐츠가 하나쯤은 있듯이 나도 올해 여름부터 브이로그 유투버 1명을 꾸준히 구독해 왔다. 그리고 그는 바로 얼마 전 본인만의 브랜드를 런칭했다. 요리와 패션을 메인 아이템으로 본인만의 감각적인 일상을 전개하는 28만 구독자를 가진 유투버 오눅(onuk)의 이야기. 그녀는 며칠 전 인스타그램을 통해 패션 브랜드 '샵오눅(shop onuk)'과 '시시아사우르스(sisiasaurus)' 시작을 알렸다. 하나도 아닌 두 개의 브랜드를 동시에 전개할 것이라는 소식이 나의 호기심을 매우 자극했다.


단정하게 정리된 주방에서 토마토와 바질을 다듬어 건강한 한 끼를 챙기는 모습, 퇴근길에 소소하게 들리는 동네 맛집이나 디저트 가게에 행복해하는 모습이 친근감 있으면서도 바지런하게 느껴졌었다. 하지만 내가 제일 관심 있게 지켜본 분야는 역시 그녀의 패션감각을 엿볼 수 있는 OOTD(Outfit Of The Day, 오늘의 착장) 시간이었다. 카메라를 들고 전신 거울 앞에서 손을 흔들며 오늘 착용한 착장과 그 브랜드를 소개하는 모습이 내게 있어 그녀의 대표적인 썸네일이었다. 최근 일본에서의 오랜 회사 생활을 마무리하고 한국으로 귀국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설마 했었는데, 최근 인스타그램을 통해 의류에 달아놓는 태그(tag)를 직접 디자인한 듯한 포스트를 보며 확신했다. 그녀 인생의 2막이 본인의 브랜드 런칭이라는 것을!


출처_오눅 유투브


최근 제품 오픈과 함께 공개된 웹사이트의 브랜드 소개란에는 이렇게 쓰여있다. "샵오눅은 트렌드에 구애받지 않는 아이템들을 모아 이것이 누구든지 자신이 될 수 있게 해주는 물건들을 전개합니다." "시시아사우르스는 빈티지 패션의 지속 가능한 면에 초점을 두고, 주로 영화의 아이콘에서 볼 수 있는 미학적 참조로 태어난 브랜드입니다." 평소 대담한 듯하면서도 차분한 스타일을 색깔 있게 소화하는 그녀를 보며 '조용한 개성'이라는 표현이 떠올랐는데, 두 브랜드가 어떤 관계성을 가지고 전개될지는 앞으로 조금 더 지켜보아야 하겠다.


처음 선보이는 제품 역시 그녀답다. 평소 실키(silky)하고 반짝이는 소재의 옷을 선호했던 그녀답게, 가장 눈에 띄는 제품은 '워터 실크 셔츠(Water Silk Shirts)'. 촤르르 물결이 흐르는 듯한 광택감 있는 소재의 오버핏 셔츠다. 빈티지한 오버핏 체크 재킷과 그레이 컬러의 하이웨스트 팬츠 이렇게 총 3종의 제품을 선보였다. 이 옷들은 한 데 모아 세트로 코디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만큼 그녀의 확고한 취향을 아주 잘 보여주고 있다.


출처_샵오눅


팬들의 반응 역시 뜨거운 것 같다. 다소 가격대가 있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실크 셔츠는 한정수량이 조기 마감되어 프리오더를 진행했고, 인스타그램에는 후기 사진들이 속속 업데이트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로 제품을 구매하지는 않았지만 후기들로 미루어봤을 때 고급스럽고 깔끔한 포장과 그에 걸맞은 품질을 예측해 볼 수 있었다. 디자이너로 오랫동안 일해 온 그녀의 감각이 작은 디테일을 책임져, 제품을 더 빛나게 해주고 있는 느낌이다.


선보인 제품이 많지 않아 앞으로 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이야기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일단 빈티지한 무드가 베이스를 이루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그녀의 유튜브에서 선보인 패션을 보면 알 수 있듯 차분하면서도 살짝은 핏 되는 소재감이 돋보이는 상의, 하이웨스트나 롱한 기장감의 팬츠, 오버핏의 빈티지한 아우터, 반짝이고 볼드한 액세서리 등이 전개되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출처_오눅 유투브


유튜브를 통해 한 명의 개성과 감각이 많은 사람들에게 강하게 표출되었고, 이것이 브랜드의 탄생으로 이어지는 맥락은 참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요즘 시대의 좋은 브랜드란 곧 확고한 개성을 바탕으로 한 제품력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물론 유튜브 콘텐츠가 성공을 이루었고 높아진 유명세가 곧이어 개인적인 사업으로 확장되는 것이 당연한 수순처럼 여겨지는 자본주의 시대이기도 하지만 유투버가 탄생시킨 브랜드가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을지 기대되기도 한다. 랜선을 통해 이어진 오눅과 팬들의 인연. 브랜드와 소비자로서도 좋은 인연을 만들어 갈 수 있을지 앞으로도 쭉 기대해 보기로 한다.




글을 쓰고, 생각을 담는 글쓰기 모임

'쓰담'과 함께하는 포스팅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오래 됐는데 오히려 밝게 빛나는 브랜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