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이 불과 며칠 남지 않은 한 해의 끝자락이 다가왔습니다. '나에게 올해는 어떤 해였을까?' 무엇이 좋았고 무엇이 아쉬웠는지 돌아보기 좋아하는 성향 상, 매 연말마다 짤막하게 기록했던 캘린더 앱의 1년 치를 돌아보는 것이 소소하지만 기쁜 연례행사입니다. 큰 덩어리로 추려지는 눈에 띄는 일 몇 가지. 그중 가장 빨리 떠오르면서도 잘했다고 생각한 것은 바로 2주에 한 번씩 꾸준하게 브런치에 글을 썼던 일입니다.
우리의 처음을 되새겨봅니다
2019년의 첫 일요일.<쓰담>멤버들이 모여 정기적인 글쓰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브랜드 매거진 토론모임을 통해 만났고, 그중 무언가를 산출하고 싶은 사람들끼리 자발적으로 모인 게 우리였죠. 바로 2주 뒤까지 '브랜드'라는 공통 주제로 각자 첫 번째 글을 작성해 보기로 했습니다! 각자의 경험치가 달라 글쓰기에 대한 온도와 방식은 조금씩 달랐지만, 저는 정기적으로 글을 쓰는 행위를 하는 자체에 의미를 두었기에 '그럴듯한 글을 써야 한다'는부담은 잠시 내려놓고 '일단 쓰기'를 시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작은 브런치가 되었죠
시작하는 것에 집중했기 때문에 메모장에 끄적였던 글을 다듬어 바로 카톡방에 공유했던 때도 있었고, 각자 쓰기 편한 노트 앱에 글을 정리해 공유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오픈된 플랫폼을 활용하자는 의견을 바탕으로 지금의 브런치에 작가 등록도 하고, 매거진을 만들어 우리의 글을 하나로 모으기도 했어요. 하나하나 글이 쌓이면서 각자의 톡톡 튀는 개성을 존중하여 새로운 매거진들도 속속 탄생했습니다. 저도 [브랜드]와 [가죽]을 소재로 1년 동안 글을 써 왔고 그동안 23개의 소중한 글들이 모였네요.
일상 속에서 짬짬이 작성한 글들은 저의 든든한 자산과도 같아요
초반의 시행착오
글쓰기 초반에는 '브랜드'라는 소재를 바탕으로 어떤 글을 써야 할지 막막했어요. (물론 지금도 그렇습니다) 당시 매달 새로운 브랜드 매거진을 접하고 있었기에 글감을 위한 브랜드 선정은 자연스레 됐지만 내가 깊이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 글을 쓴다는 게 쉽지가 않았습니다. 조사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은 물론, 조사를 하더라도 왠지 피상적이기만 한 글이 될 것 같았죠. '브랜드'를 소재로 한다고 해서 꼭 특정 브랜드에 대한 글을 쓰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제가 쓰지 않아도 이미 그런 글들은 넘쳐나고 있을 것 같았거든요.
내 색깔을 많이 담기로 했어요
그래서 매거진 속 브랜드에 대한 글쓰기를 멈추고 제가 관심 있는 브랜드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누구나 알법한 유명한 브랜드보다는, 규모가 작고 아는 사람만 아는 신생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많은 편이라 이전에 다뤘던 글들만큼 반응이 있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주제를 선정하는 것에 대한 부담은 많이 줄었던 것 같아요. 나로부터 나오는 소재로 글을 쓰다 보니 브랜드와 관련되어 제가 하는 생각들, 평소 접하는 브랜드 관련 기사에서 영감을 얻어 계속해서 접근방식을 다르게 하여 글을 작성할 수 있었습니다.
내 눈에 예뻐보이는 것들, 계속 떠오르는 생각들을 잘 주워담아 정리했던 것 같아요
올 한 해 사소한 브런치 총평
1년 동안 성실하게만큼은 써왔던 것 같아 스스로 칭찬을 해 주고 싶습니다. 일단 글쓰기를 시작했고, 지속하는 것이 목표였으니 올해는 목표를 달성했다고 생각해요. 내가 쓰고자 하는 글의 방향성이 무엇인지 계속 찾으려 노력했고 조금은 갈피를 잡은 것 같습니다. 한 마디로 평하자면 제가 쓰고 싶었던 글을 많이 썼던 한해였어요. 다만, 내가 남기고 있는 이 글들이 '사람들이 읽고 싶어 하는 글일까'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생기기는 합니다. 그 지점에서의 고민은 진작 시작했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고민해야 할 부분인 것 같아요. 그래도 글을 쓰는 일이 완성을 통한 '보람'을 넘어서 개인적으로 '즐거운' 일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은 여전히 똑같습니다!
나를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자기를 드러내고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은 참 많습니다. 유튜브에 본인의 브이로그를 올리는 것이 가장 핫한 요즘이고, 느낌 있는 사진 몇 장에 멘트를 더해 나의 일상과 생각을 전할 수 있는 인스타그램이라는 도구도 참 좋죠. 하지만 오랫동안 찾아 헤맨 결과, 저에게는 글쓰기라는 방식이 가장 결이 맞는 것 같아요. 충분히 생각할 수 있고, 그 생각을 정리할 수 있고 지속해서 다듬을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1년 동안 다른 건 포기하고 멈췄어도 브런치만큼은 꾸준히 할 수 있었던 거겠죠? 내년에는 글 쓰는 형식이나 소재 선정, 이야기 전개 방식 등을 다양화해보고 싶네요.
글을 쓰며 제 자신에 대해 더 알아가는 계기가 되었어요. 마치 거울을 보는 듯한 느낌도!
Thanks To
1년이라는 짧으면서도 긴 시간 동안 부족한 저의 글을 지켜봐 주신 구독자 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초창기부터 함께해 주신 분들, 최근부터 구독하고 계신 분들 모두 모두요. 오늘은 한 해를 정리하며 감사한 마음을 담아 편지를 쓰는 느낌으로 특별히 대화체로 작성해 보았습니다. 다가오는 2020년도 상쾌하게 맞이하시고 무엇보다 건강을 잘 챙기시길 바래요! 앞으로도 더욱 정진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는 연말의 끝자락을 베이징에서 보내고 왔답니다. Good Bye 2019, Happy New Yea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