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을 전문적으로 공부하거나, 관련 업계에서 일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어쨌든 패션 브랜드를 키워드로 글을 쓰고 있는 입장에서 많은 브랜드를 접하고 기억하게 되는 나만의 방식을 정리해 보았다.
1. SNS를 통해 '알아서 찾아오는' 브랜드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등의 SNS 채널은 다양한 패션 브랜드를 가장 쉽고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영역이다. 인플루언서들이나 지인들이 해시태그, 사진 태그, 장소 태그 등의 수단을 이용하여 직/간접적으로 노출하는 제품과 장소들을 통해서 나 역시도 가장 많은 비율로 몰랐던 브랜드들을 알게 된다. 이 경우에 대해서는 앞서 많은 글들에서 자세히 소개했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지만, 진짜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가 되는 데까지 충분한 경험과 시간이 필요한 것은 마찬가지이다.
의외로 광고주가 비용을 지불하여 내 피드에서 강제로 만나게 되는스폰서드(Sponsored) 광고를 통해서도 '괜찮아 보이는' 브랜드들을 자주 만날 수 있다. 내가 팔로우하는 다양한 계정들을 바탕으로 내 취향이 분석된 알고리즘이 반영되어 있는 것 같다. 너무 과장되게 연출된 티 나는 광고형 썸네일만 아니라면 나의 피드에 섞여 자연스럽게 하나의 포스팅처럼 인지되기도 해서, 가끔은 거부감마저도 들지 않는다. 브랜드 측 사진이 꽤나 매력적이라면 한 번쯤 들어가서 구경도 하게 되지만, 꾸준히 찾게 되는 브랜드가 되는 경우는 더욱 흔치 않다.
2. 업계 전문 뉴스를 통해 '언급되는' 브랜드
나는 패션 유통업계의 소식을 전해주는 언론 사이트인 '어패럴뉴스'를 통해 일주일에 1회 정도업계 동향을 체크한다. 패션에 대한 관심은 다분하지만 관련 업계에 몸담고 있는 것이 아니기에 정보수집에 갈증을 느끼며 시작하게 된 루틴이다. 업계에서 무엇이 화두이고 이슈 인지도 알 수 있지만,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언급되는 몰랐던 브랜드들을 캐치하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해당 브랜드에 대해 상세하게 소개된 경우이든 아니든, 기사를 읽고 관심이 가는 브랜드는 일단 공식 사이트부터 접속해 둘러본다. 운이 좋은 경우에는 제품 구매까지 이어지기도 하고 충성 브랜드가 되는 경우도 있다. 또 핫한 플래그십 스토어나 패션 관련 방문지를 소개하는 경우도 있어 관심이 생기면 지도 앱을 열어 그 플레이스를 들러볼 만한 리스트에 추가해 두기도 한다.
3. '발품을 팔아' 대면하게 되는 브랜드
온라인으로도 충분히 그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시대이지만, 직접 매장에 방문해 제품을 만져보고 피팅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내 취향의 브랜드를 가장 확실하게 만나는 방법이다. 그래서 나는 앞서 지도에 찍어둔 곳을 방문하거나 편집샵, 백화점 등을 방문하는데 시간을 아끼지 않는다. 굳이 아이쇼핑 자체만을 위해 시간을 만들 때도 있지만, 약속의 앞과 뒤에 자투리 시간을 할애해 방문하는 경우도 많다.
하나의 브랜드 매장을 집중해서 둘러볼 때도 있지만, 여러 브랜드를 한 번에 비교하며 볼 수 있는 편집샵이나 백화점을 통째로 돌아보는 것이 참 재미있다. 많은 브랜드 중 꽤 끌리는 브랜드를 발견하면 메모해 두었다가 나중에는 단독 매장을 찾게 되는 경우도 있고 말이다. 예전에는 내 취향이지만 당장 내가 살 수 있는 수준의 매장만 구경했다면, 요즘은 높은 가격대가 책정되어있어 당장은 구매하기 어려운 상위 브랜드 매장도 과감하게 들어가 구경하는 것을 시도하고 있다. 성별과 구매력, 컨셉에 한정되어 브랜드 편식을 최소화하기 위한 나름의 방법이다.
글을 쓰다 보니 내 일상이 정말 패션 브랜드로 점철되어있다는 것을 느낀다. (매일 옷차림에 신경을 쓰고 계절에 구애받지 않는 패션을 보여주는 그런 멋쟁이는 아직 아니지만 말이다) 이와 함께 느끼는 것은 어떤 브랜드가 궁금해졌을 때 행동으로 옮겨보는 것이 그 분야에 대해 관심과 흥미를 지속시키는 데 참 중요하다는 점이다. (이것은 분야를 막론하고 당연한 진리이기도 하다) 제품을 구입하지 않더라도 매장에 한번 방문해보는 그런 자세 말이다. 패션에 대한 나의 소소한 열정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로 하며 오늘의 글은 이쯤에서 마무리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