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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소한 Jul 12. 2020

내 방이 정리될 수록 나는 채워져 갑니다

살아가며 종종 필요한 내 방과 함께 마음 정리하기

코로나로 인해 내 집과 내 방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져서인지, 집콕하며 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하고 확실한 힐링법인 온라인 쇼핑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올해 들어 내 방이 점점 물건들에 잠식되어가고 있음을 느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방 정리에 관심이 생겼다는 지인들의 말도 종종 들리는 걸 보면 나뿐만이 느끼는 감정은 아닌 듯하다.


최근 2주간 열과 성을 다해 방을 정리하며 소소하게 느낀 바가 있었기에,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쓰는 오늘의 글은 '사소한 st 내 방과 수납장 정리법'이다!




내 방에서 정리가 필요한 영역, 즉 수납이 가능한 영역들을 살펴보았다. 선반, 미니 서랍장, 아주 기본적인 수납함 등은 갖춰져 있으므로 그 안에서의 질서를 확립해 정리하면 될 것 같았다. 가장 첫 번째로 필요한 스텝은 '물건 줄이기'로 보인다.


1. '필요'부터 따져보자


우리 집에 이 물건을 남겨두었을 때 '과연 쓸 것인가'부터 고민해본다. 이때 중요한 것은 '언젠가 쓰겠지'로 접근하면 안 된다는 것. 최근 1~2년 내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았거나 손을 대지 않았다면 정리 대상으로 판단한다. 자그마한 추억이라도 있다면 무조건 보관하는 성향을 기본 베이스로 다년간 정리정돈을 하다 보면 알 수 있다. 언젠가를 대입하는 순간부터 미니멀 라이프는  물 건너간다는 것. 미련도 갖지 말고 아깝다고도 생각 말고 과감하게 처분하자. (분리수거하거나, 중고로 판매하거나, 지인에게 선물하거나)



이 단계를 거치면서 나는 품기로 정한 물건이 있다면 반드시 그것을 제때 사용하기로 마음먹었다. 내 침대 밑 널찍한 수납장이 거의 작은 만물상이더라. 중요하지 않은 물건들이 종종 필요해서 찾았던 물건들을 덮어버려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었고, 시선이 두는 곳에 보관하면 훨씬 잘 쓸 수 있을 것 같은 물건도 발견했다. 특히 사용 가능한 기간이 지나버린 비싸게 맞춘 일회용 렌즈 수십 개를 한꺼번에 분리수거함으로 털어내며, 유효기간이 있는 제품들은 특히 신선도 있게 사용하기로 결심하며 조금 더 가까운 곳에 두기로 했다.




2. 동선을 결정할 나만의 규칙을 만들자


필요한 물건만 골라 솎아냈는가? 평소 잘 버리지 못해 물건이 넘쳐나는 사람들에게는 1단계도 대공사가 될 수 있으니 에너지 분배를 잘해야 한다. (나 역시 1단계에서 몇 봉지를 분리수거했는지 모르겠다) 다음 단계는 남겨둔 아이템들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위치시키는 일이다.


내 경우, 내 방의 수납장 & 안방의 수납장으로 소지품이 이원화되어있어 물건을 찾을 때마다 동선이 불편했었다. 자주 쓰는 것들은 내 방에 두고, 가끔씩 찾아 쓰거나 부피가 제법 큰 것들은 다른 방에 정리하기로 했다. 추가로, 사용 빈도와 관계없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 물건들은 내 방으로 옮겨오는 나만의 작은 룰도 정해보았다 :)



노트와 펜 등 수시로 사용하는 문구류와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도록 잘 챙겨둬야 하는 문서류는 눈에 잘 띄게 책상 가까이 배치하고, 비교적 자주 사용하는 카드, 메모지 등도 쉽게 열어볼 수 있는 위쪽 수납칸에 넣는다. 옷을 살 때마다 함께 배송되는 브랜드 스티커 팩, 버리지 않고 보관하는 브랜드 라벨이나 택은 그다음 수납장 칸에 고이 모셔둔다. 거의 사용하지는 않지만 종종 꺼내보고 싶을 때가 있기 때문이다! 다른 방 수납장에는 여행 시에만 사용하는 휴대용품이나, 가끔씩 교체해 사용하는 지갑이나 파우치 류를 정리해 두니 동선 측면에서 효율적으로 되었다.


해보니 처음부터 완벽하게 동선을 짜기는 어려웠다. 대강만 구분해놓고 다음번 정리에서 지속적으로 다시 분류하면서 디테일하게 재위치 시키게 되면, 처음엔 애매한 곳에 놓여있는 물건도 결국은 각자의 위치로 돌아가게 되니 급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




3. 소형박스와 비닐을 잘 활용하자


물건별로 어느 정도 구역을 정했다면 그 구역 내에서의 자잘한 정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예를 들면 수납장 한 칸 안에서 물건들의 질서를 찾거나, 옷장 아래 빈 공간 등 별도로 구획하기 애매한 영역 말이다. 내 경우는 수납용품을 별도로 여러 개 구입하기보다, 온라인 쇼핑 시 배송되는 소형 포장박스를 재활용하 편이다. 보통 어느 정도 디자인되어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미관상 보기에도 좋고, 뚜껑이 있는 경우 뚜껑과 본체를 각각의 박스로 사용하면 클립이나 액세서리 등 자잘한 생활용품을 나누어 담기에 좋기 때문이다.



쇼핑 시 배송되는 포장비닐도 수납장을 정리할 때 아주 유용하게 활용되는 꿀 아이템이다. 극소형 비닐은 잘 엉키는 목걸이나 단추 등 여기저기 흩어지면 어지러운 친구들을 담아 그룹으로 보관하기 좋고, 지퍼백의 경우에는 주의해서 보관이 필요한 고급 의류들을 포장해 의류가 상하는 걸 최소화해준다. 이런 비닐이나 쇼핑백, 상자 등은 나중에 중고로 물건을 판매할 때도 유용하게 재활용될 수 있어서 크기별로 분류해서 한눈에 보이게 정리해 두면 사용하는 시점에 헤매지 않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퇴근 후 짬을 내어 정리하니 일주일이 조금 넘게 걸린 것 같다. 학생 때부터 써왔던 각종 일기장과 노트도 남길 것만 남겨서 과감하게 정리하고, 여기저기 여행하며 데려왔으나 옷장 위 박스에 2년 넘게 방치되어있던 소중한 아이템들도 내려와 제자리를 찾으니 뭔가 마음 한 구석이 같이 정리된 기분이 든다.

 


좋은 물건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보다, 현재 가지고 있는 것을 정확하게 알고 적재적소에 그것들을 사용하는 것이 내가 가진 물건들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싶다. 너무 덥지만은 않은 여름, 케케묵은 나의 소지품들을 자유롭게 풀어 정리하는 시간을 한 번쯤은 가져보시길! 내가 가진 것들을 비워내며 내 인생의 일부도 말끔히 청소되는 기분이 생각보다 아주 좋으니 말이다.




글을 쓰고, 생각을 담는 글쓰기 모임
'쓰담'과 함께하는 포스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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