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아들과 개뿔 감동은 무슨!!!
주말 오후 늦은 저녁을 먹는 작은 아들과 마주 앉아 밥을 먹다가 보니 혼자 핸드폰을 보며 먹는 아들이 낯설었다. 어느새 식사 시간이 서로 달라 혼자 먹는 경우가 많아지고 혼자 먹다 보니 자연스레 핸드폰을 보면서 먹는 아이가 되어버린...
문득 그 고요함과 적막함이 서운해서 아이에게 말을 건넨다.
'요즘 엄마는 좀 외롭다는 생각이 들어..... 그렇게 수다스럽고 엄마에게 재미와 즐거움을 주던 아들이 혼자 핸드폰을 보고 방에 들어가고 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면 외롭더라고...'
'아빠랑 놀아'
'아빠랑 노는 건 놀더라도 네가 주던 즐거움과 기쁨이 있잖아... 그것을 다 해달라는 건 아닌데.. 너의 행동이 잘못된 것이라기보다는 자연스러운 것이고 기다리면 된다는 것도 아는데.. 그래도 좀 외롭다 싶을 때가 있어. 그리고 아쉽고 미안할 때가 있더라고... 유치원, 초등학교 때 출근하느라 바빠서 아침 시간을 더 여유 있게 못 챙겨주고 서두르기만 하고.. 더 옆에 있어달라고 하는데 유치원 보내고.. 출근하고.. 그 시간들이 많이 후회되고 아쉽고 미안하고 그러더라고.. 그땐 힘들어도 외롭지 않았는데~~ 꽉 찬 느낌이었는데... 요즘은 몸이 힘든 건 덜한데 좀 허전해서 예전에 그 시간이 그립기도 하고 아쉽기도 해.'
아무 말 없이 컵으로 물을 마시던 아들이 컵으로 얼굴을 덮은 채 아무 말 없이 있다. 어 왜 그러지 싶더니 눈물이 흘러내린다.
아! 울리려고 한 말은 아니고 문득 드는 생각을 그냥 표현했을 뿐이라 평소처럼 '아 몰라~, 응~~ 응~~'하고 넘어갈 줄 알았다. 가볍게 넘기고 또 자신의 일을 하러 이내 식탁을 떠날 것이라 생각한 나는 꽤나 당황스러웠다. 역시나 중2 아들이어도 마음속에는 어린아이의 따뜻하고 정 많은 그 마음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나 보다. 우는 아들을 보니 괜히 부담 주었나 싶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한 마음이 들었다.
'엄마가 부담 줄라고 한 얘기는 아니고 여전히 사랑하고 있다는 말 하고 싶었던 거야. 엄마 안아주고 옆에 와서 잠시라도 누웠다 가는 아들의 온기로도 참 좋더라. 고맙기도 하고. 엄마는 언제나 우리 아들이 좋아. 정~~ 말 좋아. 투정하고 그래도 안 미워. 가끔 마음도 힘들고 왜 저러나 싶어 짜증 날 때도 있기는 해. 근데 그렇다고 밉거나 싫은 건 아니고 이 시기가 지나길 기다리자라고 마음먹고 있기는 해~ 그러니 투정 부려도 괜찮아~'
아무 말 없이 고개만 끄덕이며 있다. 눈물이 그치지는 않는다. 밥을 다 먹은 뒤에도 쉽게 일어나지 못하는 아들에게 괜찮다며 하고 싶은 것 하라고 하며 꼭 안아주었다.
사춘기 한참인 중 2 아들과 이런 대화를 하며 서로를 안아주다니... 흔치 않은 일이지 싶어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꼈다.
- 일요일 늦은 시작을 하는 아들에게 아침 식사를 주고 주중에 먹을 식재료들을 정리하고 씻고 데치고 소분하고 반찬으로 만들어 넣어놓고 하느라 일요일 시간 대부분을 주방에서 서성이며 보냈다. 70% 정도를 하고 조금 쉬었다 하려고 소파에 누우니 잠이 살짝 들려하고 있을 찰나 작은 아들이 다가와 말한다.
'배고파~ 뭐 먹어?'
'00 있어.'
'아니'
'00도 해 놓았고'
'아니'
'00 먹을래?'
'아니'
'그럼 돈 줄게, 사 먹어~'
'싫어'
'엄마 지금 너무 피곤해서 더 이상은 못하겠어.. 사 먹어~'
'싫어'
'아..... 어떻게 하라는 거야. 제시하는 거 다 싫고. 사 먹는 것도 싫고.. '
'아~ 아니 배고프다고!!!'
아~~~~!!! 다시 시작이다. 해결점 없는 징징거림의 시작~
어젯밤의 감동과 미안함과 공감의 눈물은.... 개뿔.... 역시나 중 2의 깐족거림과 끝없는 쳇바퀴 같은 말장난은... 끝이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