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5키로_211일차

아웃사이더

by FriendlyAnnie

내가 일곱살이 되던 해 나는 엄마의 열정 덕분에 유치원을 다니게 되었다. 그 시절 유치원을 다니는 건 드문 일이었다. 그렇게 좋은 교육의 혜택을 받게 된 나였지만 유치원이라는 공동체는 나에게 적응이 쉽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유치원에서는 같은 달 생일인 친구들을 위해 한 달에 한 번 생일 파티를 열어주었다. 단체 사진을 찍은 후 자유롭게 자리에 앉는 시간, 나는 서둘러 자기 자리를 찾아 앉는 친구들 사이에서 어쩔 줄 몰라 뒤로 물러나 있다가 맨 마지막에 남은 자리에 앉았다. 그 기억으로만 보아도 난 경쟁을 하거나 먼저 뭔가를 차지하는 것이 어려운 아이였다. 그리고 지금도 나는 경쟁이나 뭔가를 먼저 재빠르게 차지해야 하는 순간이면 우선 뒤로 물러나는 사람이다.


나 스스로의 속도에서 벗어나 더 빠르고 야무지게 앞장서거나 주된 그룹에 속하는 것이 아직도 내겐 벅찬게 사실이다. 학창 시절에도 마찬가지 였던 것 같다. 그래서 난 고등학교 시절도 대학 시절도 한 편으로는 아웃사이더에 가까웠다.


정보가 많아지고 수 많은 경쟁 상황에서 나를 알리고 살아남기에는 정말 어려운 타고난 기질을 가진 나는 의도하지 않게 늘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방향에서 벗어나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그래도 어느 순간 나는 살아남기 위한 나만의 방법을 알아낸 듯 하다. 내 속도와 방식을 벋어나는게 힘든 나는 어느 순간 느리고 서툰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그런 나 자신을 사랑해주기로 마음 먹었다. 그리고 내 길을 꾸준히 가다보니 느리지만 한 가지를 꾸준히 해 나가고 견디는 힘이 생겼다. 그리고 그로 인해 나를 찾는 사람들이 조금씩 생겨나기도 했다.


변화무쌍한 세상에서 나처럼 느리고 변화하기 힘든 이들은 가끔씩 절망을 느끼기도 한다.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는 루저가 된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그래도 이제 말할 수 있다. 느리지만 자신의 색을 포기하지 않고 가다보면 그 색을 인정 받는 날이 오기도 한다는 것을. 그리고 나와 비슷한 좌절의 경험을 하는 사람들도 그 좌절을 극복한 경험을 공유하면서 성장하고 삶에 자리매김을 하는 순간이 온다는 것을. 조금 오래 걸릴 수는 있어도 자신의 온전한 삶을 찾아갈 수 있다는 희망은 우리가 자신의 색을 잃지 않고 꾸준히 삶을 이어간다면 재빠른 사람이든 나처럼 느린 사람이든 모두가 가질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오늘 나의 삶에 의문이 드는 모든 이들에게 말하고 싶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꾸준히 실천하다 보면 자신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 단단해지고 나아가 타인의 인정도 따라올 수 있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