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아들의 방황의 시작

아들아 방황해서 고마워_01 인생관과 기치관의 대전환

by FriendlyAnnie

# 아들의 방황의 시작


아들이 중학교 2학년이 되던 해 4월이었다.

퇴근을 하는데 아들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엄마, 친구가 파자마 파티를 하자는데 허락해 주세요.”


“어~그럼 친구 부모님 연락처 알려줘. 부모님들과 연락이 되지 않으면 허락할 수 없어.”


“알았어요!”


그 이후로 아들은 친구 부모님 연락처를 알려주지도 않았고, 우리의 연락을 받지도 않은 채 무단 외박을 했다. 그것이 아들의 방황의 시작이었다. 초등학교 다니면서도 내가 일하는 엄마이기에 아들은 친구들과 파자마 파티를 하거나, 다른 부모들에게 초대받거나 하는 일은 드물었다.

지금 되돌아보면 처음 접하는 친구들의 바깥 놀이가 무척이나 재미있어 보였나 보다. 아들은 그 후로 서서히 여러가지 놀이를 섭렵(?)하고 사고를 치기도 하면서 겨우 중학교를 졸업하게 되었다.


사실, 아들이 방황을 시작하기 전에 난 원칙을 중시하던

꽉 막힌 엄마였다. 인생을 진실하고 성실하게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아이들에게 정직할 것과

규칙을 어기지 말 것과 열심히 살 것 만을 강조하던

빡빡한 엄마였다.


규칙을 중요시하던 그 센스 없는 엄마는 게다가

아이들을 무심하게 키워야 아이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고 강인해 진다는 생각까지 했었다.

다시 생각하니 정말 시대와는 동떨어지고,

무심하고 무식하기까지 한 엄마였다.

그렇게 아이들에게 규칙과 성실함 만을 내세우며

친구가 되어주지 못하고 진정한 소통을 할 줄 모르던 엄마는 아이들이 방황을 하고 자아를 찾기 위해 외치기

시작 하고서야 아이들과도 본인이 인간관계에서

그렇게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소통을 해보려 노력을 시작했다. 그렇게 부족한 엄마(나쁜 엄마라고 말하고 싶진 않다. 적어도 아이들에 대한 사랑은 엄마의 기본이니까)는

하나씩 되돌아보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입장에서…


정신없이 바빴다. 아이들 크는 동안...
아이들 어릴 때 아빠는 일 때문에, 술 때문에
못 들어오는 시간이 많았고, 늘 수입은 불규칙했고 생활이 힘들어 내가 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12개월 연년생을 기르면서 일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어려움을 이겨내고 남편과 함께 노력하면 좀 더 나은 미래가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기에 행복했던 시절이었다. 아이들을 기르는데 부모는 사회적인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였기에 결혼 생활 동안 가장 중요한 일은 자녀의 양육이라 생각했던 난
남편이 가정 경제를 주로 책임을 지고 난 보조적인 역할을 하면서 아이들에게 집중하고 싶었다.
공부를 많이 시키거나 능력이 뛰어난 아이들로 기르겠다는 목표를 가져 본 적은 없었다.
아이들과 많은 것을 함께하고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부모이고 싶었다.

그런데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인 줄은 알았지만, 정말 결혼 생활은 내가 생각하는 것과는 많이 달랐다. 밤샘 작업에 익숙했던 남편은 어느 순간 밤 문화를 많이 즐기게 되었고 우리의 가정 형편은 점점 나빠져만 갔다. 난 가장으로서 생계를 유지해야 했고, 깨어진 신뢰와 상처에서 나를 치유할 새도 없이 먹고 살기 위해 바쁜
나날들을 보내게 되었다. 아이들을 봐 줄 사람이 없어 늘 내가 돌보면서 일을 했고, 방학이면 마음을 졸이며, 우리 아이들을 돌보며 일을 해왔다. 이제 아이들이 사춘기를 맞이하니 그 동안 부족했던 부분 때문에 문제와 어려움이 이곳 저곳에서 튀어나왔다. 몸이 아파 병원에 입원을 하는 상황에서도 모든 책임이 고스란히 내 몫으로 돌아왔다. 19년을 그렇게 살아왔다. 너무나 마음이 아프고 원망이 되었다. 지금도 원망을 완전히 지울 수는 없다. 그래도 아이들에게 더 이상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아서 남편을 원망하는 것을 그만하려 마음을 먹어본다. 내가 하면 되지 뭐…

이제 상처를 털어버리고 현재의 내가 어떻게 이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느냐에 따라 앞으로 남은 나의 인생이 happy ending이 될 수도 있고, sad ending 이 될 수도 있다. 그렇기에 난 현재에 집중하려 한다. 그리고, 지금 나의 소중한 아들이 방황한다. 방황하는 아들에게 다른 것은 못해주어도, 앞으로 몸도 마음도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든든하게 믿어주고 안정감을 주는 부모가 되어주도록 노력하겠다.

- 2018년 늦가을 일기 중


이 일기를 쓸 때만 해도 난 남편의 방황과 무책임함, 아이들의 방황, 경제적인 어려움들 모든 것이 힘겹게만 느껴지고, 이 세상에서 내가 가장 운이 나쁜 여자인 것만 같았고, 나 자신에 대한 측은함으로 하루하루가 슬펐다. 지금은 친구처럼 꽤 괜찮은 관계를 유지하고, 좋은 아빠 역할을 하고 있는 남편이라 과거사를 누설하기가 좀 미안했지만 동의를 구하고 쓴다. 하하…


[ 여기서 잠깐!


우리는 모두 실수를 할 수 있는 인간이다. 남편도, 나도, 그리고 우리 아이들도 한 때의 잘못된 판단과 행동으로 후회가 되는 순간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을 돌아보고 그 실수들로부터 배운다면 그것은 인생의 큰 교훈이 될 수 있다. 실수로부터 배울 줄 아는 사람들은 변화할 수 있고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굳게 믿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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