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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iendlyAnnie Apr 28. 2024

문자를 거부했던 소크라테스, 문자를 지키려는 현대인들

문자가 사유를 방해할까 도울까?

소크라테스는 문자를 사용해 글을 쓰는 것을 반대했다고 한다. 자유롭고 즉각적인 생각을 떠올려 토론을 하는 인간의 사유 능력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했던것 같다.


문자의 사용으로 인간의 사유 능력이 퇴보했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선 또 다른 질문이 선행되어야 한다.


고대 그리스인들보다 현대인들이 더 똑똑할까?

고대인들의 뇌를 분석해 볼 수 있다면 이 질문에 답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문자를 사용하여 기록을 하면서 인간은 많은 양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게 되었다. 저장된 정보가 많고 복잡해짐에 따라 이해하고 깊이 생각하는 능력이 점점 발달했을 것이다. 적어도 20세기 까지는 현대인들이 그리스인들보다 좀 더 깊은 사고 능력이 발달하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순전히 내 추측이다.


그러면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 특히 디지털 원주민인 아이들도 그리스인들보다 사유하는 능력이 좋을까? 아이들을 보면서 요즘 부쩍 드는 생각이 있다. 어쩌면 디지털 원주민인 아이들은 이제 더 이상 사피엔스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


스마트폰과 일체가 된 아이들은 마치 자신들이 물질화 되어가는것 같기도 하다. 영혼이 없는 아이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디지털 도구들에 생각하는 힘을 빼앗긴 아이들을 보며 아날로그를 고집하고 싶을 때도 많다. 물론 아이들이 생각하는걸 싫어하게된 이유는 디지털 환경만은 아니지만 직간접적으로 디지털 환경은 아이들의 사유 능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생각하는 뇌를 만들어 주려면 책을 읽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그중 한 명이다. 인공지능과 로봇에게 밀리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로봇이 할 수 없는 창의적인 생각과 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런 뇌는 독서와 신체 활동이 만들어  줄 수 있다.


영상으로 많은 것을 배우는 현대인들이지만, 영상에도 문자 자막이 꼭 들어간다. 영상만 볼 때는 우리의 뇌 중 시각을 담당하고 있는 후두엽만 작용을 하지만, 글을 읽고 운동을 할 때는 거의 뇌 전체가 작동을 하며 글로 읽은 것은 뇌에 새겨진다고 볼 수 있다. 문자가 없는 영상 시대로 갈 일은 없으리라 예상해본다.


문자가 우리의 사유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게 읽고 생각한 것을 말과 글로 표현해보지 않는다면 그 생각들은 휘발될 것이다.

그리고 소크라테스가 문자로 쓰는 것을 반대한 이유를 다시 생각해 보면, 글로 생각을 표현하면 생각이 많이 다듬어져서 즉각적으로 의견을 묻고 답하는 자유로운 토론 능력이 발달되는데는 큰 도움이 안 될 수 있을 듯 하다.


책을 읽어서 뇌에 정보가 제대로 쌓이면, 언제든지 그 정보를 끄집어 내어 자신만의 방식으로 질문하고, 토론할 수 있고, 글도 쓸 수 있다. 또 이렇게 머리 속 정보를 인출하여 계속 사용해야 뇌도 발달하고 사용 능력도 좋아진다.


결론적으로, 문자를 읽고 해독하고 생각하는 것과 그 생각한 것을 말로 글로 사용하는 과정이 순환이 된다면 인간의 사유를 극대화 시킬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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