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부터 5년간 비교적 잘 관리했던 혈압이 수축기 200이 넘기가 일쑤였다. 처음 갔던 병원에서 심장초음파, 복부조영제CT, 심전도 검사를 모두 다 하고서도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했고 혈압약만 3개월을 복용했다. 혈압이 전혀 떨어지지 않은 채 3개월을 보내는 동안 고통스러웠다. 혈압약 부작용으로 추측되는 현상들이 더해져 더욱 고통스러웠다. 민감하고 섬세한 사람이 못되기에 웬만하면 한 번 간 병원은 바꾸지 않는데 이번엔 너무나 힘들어서 다른 병원을 찾게 되었다. 똑같은 복부 CT 필름으로 다른 판독이 나왔다. 부신에 종양이 있는 게 확실해서 혈액검사를 통해 호르몬 수치를 측정했다. 결과는 혈압을 높이는 부신 호른몬인 알도스테론의 수치가 높은 것으로 나왔다.
그렇게 호르몬 검사를 진행하는 동안 원주 치악산 트레일 러닝 대회에 참가 했었다. 완주 못할 걸 알면서도 포기하고 싶지가 않았다. 그리고 컷오프를 당했다. 컷오프를 당했지만 22키로를 달려낸 것이 뿌듯했다. 최악의 상황에서 끝까지 최선을 다했으니 그 다음은 조금씩 좋아질 일만 남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내년 봄에 있는 동아 마라톤 신청에 성공한 기쁨도 잠시. 풀코스에 도전하려면 10키로 59분, 하프 2시간 12분, 풀코스 4시간 59분의 기록 중 하나는 있어야 한다는 문자를 받았다. 마음이 또 조급해 진다.
그리고 올 가을에 있을 마라톤 대회들을 무작정 신청했다. 신청한 대회들 중 하나에는 목표 기록을 달성해야 하는데 과연 내가 해낼 수 있을까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