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 멤버들이 생기다

동화로 만들어가는 따뜻한 시간들

by FriendlyAnnie

2024년 겨울 즈음, 14번째 동화책 모임을 진행하면서 마음을 나누는 찐 멤버들이 생겼다.


마음도 상품화 되어가는 요즘,

다양한 심리 상담 상품들이 넘쳐 난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우리 일상에서

우리 서로가 따뜻함을 주고 받는 것보다

더 큰 치유의 과정이 있을 수 있을까?


따뜻함을 주고 받는 대상은

가족이어도 좋고, 친구여도 좋고,

같은 취미를 나누는 누군가 여도 좋다.

지나가는 이웃과도

따뜻한 인사를 주고 받으며

마음이 따뜻해 지기도 한다.


동화는 우리가 따뜻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좋은 매개체가 될 수 있다. 그런 마음에서 만들어가고 있는 프로그램이 ReadNHeal 동화 모임이다. 모임을 진행하면서 어른들의 동화 모임의 재미를 느꼈다. 우선 그들은 자발적인 동기가 충만하다. 그리고 삶을 살아오면서 쌓인 경험과 지식, 그리고 지혜가 있는 그들은 배움의 진짜 재미를 알고 즐긴다. 그래서 함께하는 나도 재미가 있다.


Screenshot_20251107_123842.jpg 영어 동화 모임이기에 언어 학습의 효과도 있지만 결국엔 생각과 마음을 나누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이다.

오래 전 배웠던 기억을 더듬어 표현을 확장해 보고, 문장을 만들어 보고, 큰 목소리로 낭독을 해본다. 만든 문장을 낭독할 때 처음은 느리지만 정확하게 읽고, 연속으로 다섯 번을 점점 빠르게 읽는 연습을 한다. 스톱 워치를 가지고 조금은 쑥스러운 모습으로 낭독하는 그녀들의 모습에서 그 옛날 소녀들의 모습을 보게 된다.


문장 연습으로 영어 사용 뇌와 근육을 깨운 후, 우리는 동화책을 돌아가며 한 페이지 또는 두 페이지 씩 낭독한다. 동화책을 함께 읽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를 사용한다. 낭독하면서 페이지 마다 내용을 파고들며 읽기, 또는 쭉 낭독한 후 전체적인 스토리 요소에 대한 내용을 북토크로 나누기.


중간 중간 한글도 설명은 드리지만, 가능하면 영어로 질문을 하며 즉흥적으로 영어를 표현할 수 있도록 이끌어 드리려 한다.


신기한 것은 영어 공부를 한 지 오래된 분들인데, 그 옛날 기억 저편에 묻어 두었던 표현들을 끄집어 낸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삶의 경험으로 인해 넓어진 이해력이 영어를 배우는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질문에 답하는 그녀들의 리액션은 모임에 재미를 더해준다.


Screenshot_20251107_123956.jpg feel around(여기저기 더듬거리다)의 의미를 go around, run around, swim around, fly around 등으로 확장해 보고 문장을 만들어 본다


페이지 마다 파고들어 내용에 대한 질문을 하고, 모르는 단어를 그림이나 문맥으로 유추할 수 있는 질문을 던진다. 아이들과 수업할 때와 비슷한 방법을 사용하지만 반응은 더욱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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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독이 끝나고 책의 전체적인 내용에 대한 북토크를 하고 마지막은 책의 내용과 우리의 삶을 연결해서 생각해 본다. 마지막 파트에서 얘기를 나누면서 우리는 스스로의 생각과 마음을 끄집어 내어본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생각해 보지 못했던 자신의 생각과 마음에 대해서 느껴보기도 하고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좀 더 명확히 하는 과정을 가진다. 그 과정 자체가 우리의 힐링의 시간이 될 수 있다.


앞으로 어른들 수업을 기획해 보고자 시작한 테스팅 또는 파일럿 프로그램이지만 이 수업을 하면서 나는 또 일주일에 한 번 사람 사이에서 느낄 수 있는 따뜻한 온기를 얻기 시작했고, 한 주도 빠지지 않고 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찐 멤버들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계속 기대감이 커가고 있다.




2024년 말, 프로그램을 처음 시작하면서 연말에 이러한 느낌으로 마무리를 했었다. 2025년 한 해의 끝을 잡고 있는 지금은 프로그램을 1년 더 진행하면서 내용에 살을 더 붙이고, 좀 더 다양한 동화책을 읽으면서 좀 더 많은 멤버와 함께하고 있다. 가끔 식사도 함께하고, 서로의 삶을 나누기도 한다.


좀 더 보완해서 유료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가고자 하는 목표가 있긴 하지만, 무료로 진행하는 서로 부담 없는 이 테스팅 프로그램이 좋아져서 고민이다. 이러다 유료 프로그램으로 확장을 못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순간 순간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시간이 있어서 또 삶은 이렇게 굴러 가는 게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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