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퍼플 Apr 27. 2020

(A-Life) 첫 해외여행이 유학이라니

내가 유학을 선택한 이유



나는 2003년 첫 유학길에 올랐다, 벌써 17년 전 이다. 




"큰 꿈을 꾸었고, 해외에서 공부하고싶었고,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고 싶었다" 따위같은 거창한 이유는 없었다. 내 유학이 결정된건 고등학교 1학년 때 였고, 가장 큰 이유는 "그냥"이였다.







나는 학구열에 불타오르는 부모님 밑에서 평범하게 자라던 고등학생이였다. 

유학은 돈 많은 애들이나 가는, 나와는 아주 거리가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딱히 우리집이 부유하다는 생각은 해본적이 없었다. 그냥 자라면서 살아가는데 불편함을 느낄정도의 가난은 없었던 걸로 기억된다. 아래 동생과 터울이 커서, 외동으로 자란 기간이 길어서일까. 금이야 옥이야 외동딸로 자라는 동안에는 가고싶은 곳, 먹고싶은 것, 갖고싶은 것 다들 가질수 있을 정도였지만 해외여행을 다녀본적은 없었다. 내 기억속에 나의 첫 비행기는 초등학교 3학년 친척들과 같이갔던 제주도였고, 그게 내 인생에서 유일한 비행기 여행이였다. 


언제부터였을까, 엄마가 나의 유학을 꿈꿔오던 것같았다. 엄마는 미국에 먼친척이 있으니 유학생활을 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중학교3학년 때 쯔음 부터 하셨던것같다. 한창 친구들이 너무 좋고, 학교 생활이 재밌었던 중학교 3학년이였던 나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 할 자신이없었다. 더군다나, 그 많은 과목들중 단연코 제일 싫어하던 과목이 영어였는데... 미국 유학이라니 말도 안되는 제안이였다. 하지만, 엄마의 제안은 지칠줄 몰랐다. 잊을만 하면 유학얘기를 하셨고 그때마다 나는 가지 않겠다는 말로 늘 일관했다. 


나는 비평준화지역에서 연합고사를 보고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생각보다 공부에 흥미가 없었던 나는 딱히 높지도 낮지도 않은 평범한 고등학교에 진학을 했다. 그때부터 엄마의 유학 권유는 심심치않게 들을 수있었다. 고등학교 교복을 맞추러 가던 길이였다. 엄마는 나에게 교복은 한벌만 사라고 하셨었다. "왜?" 라는 나의 물음에 엄마는 "1년 내내 학교에 안다닐지도 모르잖아, 유학을 가게 될 지도 모르고.." 이렇게 말씀하셨던 것 같다. 유학을 안가겠다며 바득바득 우겨, 2벌의 교복과 하복까지 모두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사춘기였고 하루에도 기분이 수십번씩 오르락 내리락 하던 고등학교 1학년 중반, 그 날도 어김없이 엄마는 늘 하는 질문처럼 "호주로 유학가볼래? 거기에 엄마 아는분이 계시는데 가서 공부해볼생각없어?" 라는 말을 했고, 왜 였는지 모르겠지만 "응 알았어 갈께" 라는 말로 나의 유학준비는 시작됐다. 사실 호주에 뭐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왜 간다고 한건지도 모르겠지만, 그 대답을 할 당시 내 생각은 그냥 그랬다. 


새로운 곳에가서, 새롭게 시작하면 좀 더 많은 일을 경험할수 있지 않을까? 


사실 그때 당시에는 유학원이 얼마나 많았는지, 어떤 경로로 다들 그런 정보를 얻어왔는지 알 수없었다. 엄마도 전적으로 아시는분에게 의지하여 유학원 소개를 받고, 그 학교를 통해 다니게 될 학교 정보를 받고, 영어 시험을 쳤다. 


신촌 어딘가에 있던 유학원으로 기억을한다. 지하철 타고 나오는 길에 큰 맥도날드가 있었다. 유학원에 가니 대뜸 영어시험을 쳐야 한다고했다. 진짜 거짓말 하나 안보태고, 영어는 너무 싫었다. 내가 왜 영어를 배워야하는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을 할 나이였으니, 영어 점수가 잘 나왔겠는가. 유학원에서 시험을 치고, 비자진행을 시작했고 나는 1학기 기말고사가 있기 얼마 전 자퇴서를 쓰고 나왔다. 무척 더웠던 7월이였다 그렇게 유학길에 오르게되었다. 




유학생활을 꿈꾸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내 나이때 까지만해도, 유학은 돈이 많은 집 자제들이 가는 거였고, 실제도 여기서 만난 친구들은 보통 잘 사는 친구들이 대부분이였다. 요즘은 나이가 많이 들어서도 유학길에 오르지만, 어린나이에 유학을 시작하는 친구들이 많이있다. 많은 정보를 갖고 밖에 나가긴하지만, 실제로 유학생들이 겪는 일들은 무엇일지 알아보는 것 또한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나는 2003년에 유학을 시작으로, 영주권 시민권까지 받고 현재 호주에서 자리를 잡았다. 처음엔 우리 부모님도, 나도 이렇게 힘들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도, 아이들을 유학을 보내는 부모의 입장에서도 해외생활이 그렇게 생각만큼 낭만적이지는 못하다는걸. 유학생활을 하면서 우리들이 겪어나가야했던 일들을 조금이나마 알고 계획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유학을 나온 일을 한번도 후회한 적은 없었다. 다만 내가 유학을 와서 얻은 것 만큼, 나는 잃은 것도 많다고 생각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