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절 도피 일상 나눔
고통을 표현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몇 자 적어내려 가다가도 자꾸만 지우게 되는 건
담을 수 없는 걸 담으려 한다는 회의감 때문이다
그래도 자꾸 끄적이는 건
티끌만큼이라도 이 새하얀 모니터 위에 내 고통을 싸지르기 위함이다
그러면 좀 나아질까 봐
행복이란 건 그것에 취해 모든 걸 잊게 만들지만
고통이란 건 단 한순간도 주목받지 않고선 견디지 못하나 보다
나도 마음대로 가지 못하는 곳을 제 집마냥 마음대로 드나든다
꿈속에도 현실에도 어쩌면 내 영혼 속에도 그 녀석은 떡하니 자리한다
친근해질만하니 친근해졌는데
이 녀석과 함께할 미래가 기대되진 않는다
그래서 나의 여백마저 굉장히 무겁다
어디든 존재하는 그 녀석 덕분에
뭘 하든 뭘 하지 않든
내 모든 순간은 무겁다
내가 뭘 적든 적지 않든
내 남은 여백들도 언제나 무거울 테다
긍정적인 상상이 가로막히니
나는 한 방향으로만 가는 것 같고
뇌도 그렇게 찌그러져 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