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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ver Oct 16. 2016

대한민국에 살고 싶다.

희망을 찾고 싶은 청년들

대한민국에 태어난 걸 자랑스럽게 여기는 세대가 있다. 지금도 그들은 산업화 시기 고도성장 시절의 자신들의 젊은 날에 살고 있다. 여전히 과거의 좋았던 시대를 생각하고 밥을 굶던 그들에게 희망을 주었던 대통령을 추억한다.


2016년 현재 우리의 모습은?

헬조선에 태어나 혼밥혼술을 즐기며 칠포세대로 늙어가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혼자서 살며 혼자 밥 해먹고 술을 마시는 그림은 이제 우리에게 익숙하다. TV프로그램에서 보는 상황보다 훨씬 더 슬프고 안쓰러운 청년들의 현재 모습이다. 그들에게 희망의 길을 터줘야 할 베이비 붐 세대는 늘어난 평균수명으로 인해 여전히 자신의 부모님을 부양할 의무를 지고 앞으로 펼쳐질 100세 시대에 자신의 노후를 걱정하며 살아가고 있다. 청년들은 줄어가는 일자리에 괴로워하며 희망을 잃고 하루하루를 연명한다. 과거보다 나아질거라는 기대감으로 힘든 현재를 버티라고 이야기하기에는 미래에 대한 전망은 너무 어두울 뿐이다.


'세계 최하위 출산율', '인구 소멸 1순위 후보국'

최근 신문기사에 올라온 대한민국의 현재 모습이다. 2030세대는 결혼과 출산을 넘어 연애조차 포기한 사람들이 많을 정도로 현재의 삶이 퍽퍽하기만 하다. 물론 지금의 정부와 국책기관에서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내놓는 대책들의 대부분은 10년전에 들었던 대책과 별반 차이가  없다. 예를 들어 결혼하고 첫째 아이를 낳아야 말지 고민하는 신혼부부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출산대책으로 나오는 정책은 셋째 자녀에 맞춰져 있다. 결혼을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지, 아이를 낳는 게 어떤 이유에서 두려운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야 하는데 근시안적인 대책만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배가 아파서 병원에 갔는데 배가 아픈 원인이 무엇인지 찾아보려 하지 않고 당장의 통증을 줄여줄 수 있는 진통제 처방만 하고 있는 것과 같다.


통계청이 9월에 발표한 ‘7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2016년 7월 출생아 수는 3만3900명으로 인구동향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누적 출생아 수도 24만9200명으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았다. 혼인건수 또한 2만1200건으로 작년 7월에 비해 10.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수치에 나와 있듯이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대한민국의 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이다. 무엇이 청년들을 위축시키고 있는 것인가? 근본적인 물음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여전히 어둡다.


일상적 관계의 소멸

혹시 '관태기'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관태기란 관계와 권태기의 합성어이다. 사람들과 관계를 맺기 힘들어하는 요즘 20대들의 모습을 한마디로 보여주는 말이다.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인간관계에 싫증을 느끼고 스스로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을 피한다. 직장생활에서 혹은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주변의 눈치를 보느라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못 할때 자신에 대해 회의감을 느낀다고 한다. 결국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을 의도적으로 피하고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진다. 현재의 삶이 퍽퍽하고 여유가 없기 때문에 이렇게라도 자신만의 여유를 찾으려 한다. 윤태호 웹툰 작가의 말처럼 "일상이 무너지고 있기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관태기에 빠진 20대


신뢰는 없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7 폭발' , 현대자동차의 '내수 역차별 논란', 2014년 '세월호 침몰 사고'

위에 언급한 세 가지 사건은 전혀 다른 주제이지만 기사의 댓글을 보면 일치된 반응이 나타난다. 바로 '불신'이다.

과거에는 정부 혹은 기업에서 발표하는 내용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수긍하고 문제를 삼지 않았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보급과 SNS의 발달로 정보비대칭이 깨지면서 신뢰에 대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언론에서 보도하는 뉴스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의심을 품기 시작한 것이다. 그와 더불어 정부나 기업에서 일부러 감추려 했던 내용들이 퍼지기 시작하면서 신뢰도는 급격하게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도 정부나 기업에서는 여전히 과거와 같은 정책으로 국민들을 속이려고만 하고 있다. 2015년에 발표된 한 조사에서 한국 국민 10명 중 7명은 정부를 신뢰하지 않는 것을 나타났다. '불신'이 만연한 대한민국의 현재 모습이 희망을 무너뜨린다.


다른 나라의 모습은 어떨까?

덴마크의 복지

복지국가란 기본적인 교육, 의료서비스가 구축되고 사회적인 안전망이 구축되어 있는 국가를 말한다. 북유럽의 복지시스템은 다른 나라의 롤모델로 언급되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오마이뉴스의 오연호 대표의 저서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를 읽어보면 덴마크의 복지시스템과 개인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선진 복지국가의 장점인 무상의료, 무상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그리고 이 시스템이 만들어진 정치사회적 배경에 대해 자세히 나와 있다. 청년들이 대학등록금 걱정없이 교육을 받고 아픈 사람들이 병원비 걱정없이 병원에 갈 수 있는 두가지 만으로도 우리 사회가 가진 걱정의 절반 이상이 해소될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50%이상의 세금을 내는 어찌보면 자본주의보다는 사회주의에 가까운 경제운영 방식에는 찬반이 갈릴 수 있겠지만 어설픈 복지때문에 소모되는 것들이 많은 상황에서 참고가 될 만하다고 생각한다.

일본의 노력

일본은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한 어려움을 우리보다 먼저 경험한 나라이다. 1990년대 버블쇼크와 더불어 인구감소로 인해 더블딥을 경험했다. 30년 가까운 시간동안 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결혼한 이후의 육아대책만 실행했을때 문제를 알고 미혼과 만혼을 줄이기 위한 결혼전 대책까지 실행했다. 하지만 아직도 인구 1억명을 지키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고 저출산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는 상황이다. 전세계의 경제학자들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연구하면서 관심을 두고 있는 부분 역시 인구 감소에 따른 생산력 저하의 문제였다. 지금도 최신버전의 인구정책이 연구되는 일본은 우리가 참고할 만한 모델이다.



헬조선이 싫지만 대한민국에는 살고 싶다.

1998년 외환위기가 닥치고 IMF 구제금융을 받을 때 모든 국민들은 놀랐지만 현명하게 대처했다. 금모으기 운동을 통해 단합된 국민들의 모습을 보였고, 정부의 정책에 힘을 모아 협조했다. 시간이 지나 2008년에 또 다시 전세계적인 금융위기의 한파가 몰아쳤다. 부익부 빈익빈은 이미 심해졌고 구조조정을 한번 겪었던 서민들은 국가의 정책을 신뢰하지 않게 되었다. 국민에게 신뢰를 받아야 할 정치인, 공무원에 대한 신뢰는 이미 바닥에 떨어진 지 오래다.


지속적이고 적당한 온도로 사회를 바꾸는 우리의 노력과 함께 발빠르고 뜨겁게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것은 결국 정치의 힘이다. 하지만 국민들에게 믿음을 주어야 하는 정부는 지속적인 비리와 국가의 신뢰에 금이 가는 문제(국정원 사건, 세월호 침몰 사건, 싸드배치 등)에서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이 진실이라면 진실을 함께 고민하고 투명하게 공개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온갖 루머와 검증되지 않은 기사들이 난무하기 전에 정부에서 사회분열의 여지가 없는 진실된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덴마크 사람들은 최근에 고민되는 일이 무엇인지 물어보면 고민을 한다고 한다. 별로 고민되는 일이 없기 때문에 깊이 생각해봐야 하기 때문이란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고민거리를 물어보면 10초안에 많은 고민거리들이 쏟아질 것이다. 비바람을 버틴 나무가 나중에 건강하게 성장한다는 이야기를 지금 적용하기에는 과거보다 비바람이 너무 변화무쌍하다. 청년들이 헬조선을 비난하고 떠나고 싶어하지만 환경이 조금씩 좋아진다면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 지금의 힘든 환경을 기성세대가 이해하고 사회구조를 바꾸기 전에 청년들이 먼저 바뀌라고 권하고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말하기에는 세상이 너무 퍽퍽하다. 머릿속에 새로운 생각이 자리잡을 수 있게 현재의 고민거리를 덜어주었으면 한다. 헬조선이 아닌 대한민국에는 살고 싶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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