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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ver Oct 18. 2016

결혼하면 아이를 꼭 낳아야 하나요?

아이없는 노후는 어떤가요?

나는 결혼한지 만 5년이 조금 넘은 37살의 남자이다.

내가 결혼을 하던 2011년에 'DINK 족'이라는 말이 있었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지 않는 트렌드를 표현한 말이었다.

시간이 흘러 2016년이 되었다. 내 주변에서 결혼을 하고 5년 넘도록 '자발적인 불임'을 선택한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래서인지 이제 주변에서 둘중에 한명을 의심스럽게 바라보는 시선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결혼을 하면 반드시 1-2년 내에 아이를 가지고 또 몇 년안에 둘째를 낳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아직까지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과거에 비해 결혼하지 않고 혼자서 살아가는 남녀가 늘었고, 결혼하고도 일부러 아이를 가지지 않는 부부도 예전보다 많이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주변의 많은 사람들 역시 아이를 가지지 않고 시간을 보내는 우리 부부를 보면 한마디씩 이야기를 건넨다. 대화의 방식이나 순서는 달라도 대부분 비슷한 내용으로 진행된다.


"결혼한지 5년이 넘었는데 아이는 언제 가질거야?"

"아이는 안 가지고 둘이서 잘 살아볼까 하는데요."

"지금은 좋을지 모르지만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후회할거야. 나이들어서 돌봐줄 사람도 있어야지."

"네, 알겠습니다. 하하하" (여기서 웃어 넘기지 않으면 훈계가 시작된다.)


아이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나도 알고 있다. 부모님이 나를 낳지 않으셨으면 이런 고민조차 하지 못했을 테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아이를 가지지 않은 이유를 찾아보자면 세가지 정도로 정리해볼 수 있다.


첫번째는 두려움이다. 둘이서 가정을 꾸리고 걱정없이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는데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삶이 펼쳐질 거라는 막연한 두려움이 시간이 갈수록 커지면서 아이 낳는 것을 주저하게 만든다. 남들은 아이가 태어나면 어떻게든 살게 될 거라고 이야기 하지만 옆에서 지켜보기에 그들의 모습이 항상 좋아보이지만은 않는다.

두번째는 이기심이다. 지금의 나의 삶에서 항상 챙겨줘야 하는 존재가 나타났을때 나의 모든 부분에서 양보와 희생이 필요할 것이다. 아이는 연약하고 따스한 보살핌이 필요한 존재이기 때문에 나는 부모의 모습으로 아이를 위해 살아야 할 것이다. 아이가 생기면 좋은 점과 불편한 점이 있겠지만 단점만을 머릿속에서 조합하여 부정적인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생산한다. 결국 부부의 현재 행복유지를 위해 미래의 가능성을 차단하는 이기심이 아이를 갖지 않도록 만들었다.

셋째는 복잡한 생각 혹은 결정장애이다. 결혼하기 전에 우리 두사람은 아이를 가지지 않고 살자고 이야기하곤 했었다. 결혼하고 2-3년 동안은 주변에서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아이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마음속에는 아직도 아이를 가지지 않고 살겠다는 생각이 더 크지만 계속 같은 이야기를 듣다 보니 고민이 많아지고 불안함만 가중된다.

최근에 읽은 아이없는 완전한 삶



아이가 어떤 수단이나 목적이 아니라 순수한게 고귀한 존재라는 것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입장이다. 인류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자신의 유전자를 후대에 전달하며 문명을 발전시킨 것을 보면 이 흐름을 거스르는 것이 옳은 것인 가에 대한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거창한 인류 문명과 상관없이 지금 우리 부부에게 정말로 필요한지 고민이 되는 것은 어쩔수 없다.


지금까지의 경험상 특별하게 사는 것보다 다수의 사람들이 갔던 길을 따라 가는 것이 편한 길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나이가 한살한살 들어가면서 조금 더 늦으면 정말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역시 우리 둘을 조바심나게 만드는 이유이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기 어려운 주변 상황은 우리를 아직도 고민하게 만든다.


'더 늦기전에' vs '내가 선택한 길'

정답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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