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브랜드 매니저들 중에는 고객을 먼저 붙잡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쓰는 사람들이 있다.
타매장에서 상담을 받고 있는 고객을 빼앗아 가거나,
아이에게 상품권을 쥐어준다.
이 광경을 지켜보는 부모는 미소를 짓는다.
동시에 발걸음을 묶어 두는 심리적 잠금장치가 된다.
그 장면을 본 뒤로 하루 종일 속이 불편했다.
그런 장면을 보면 하루 종일 속이 막힌 것처럼 답답하다.
상품권을 건네는 매니저 때문에 온몸의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퇴근할 시간이 거의 다 되었을 즈음,
30대로 보이는 부부가 매장을 방문했다.
새로 입주하는 집에 들여놓을 소파를 보러 왔다고 했다.
부부가 보러 온 소파는 세계적인 디자이너 Karim Rashid의 작품이었다.
리클라이너 기능 소파라고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슬림하고,
유연한 곡선을 살린 디자인이 특징이다.
디자이너 이야기를 꺼내자 부부는 눈을 깜빡이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자신들이 왜 이 디자인을 마음에 들어 했는지 그제야 이해했다는 표정이었다.
이때부터 상담은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다.
부부의 질문이 많아졌고, 거실 사이즈와 집에 배치할
다른 가구들과의 조합을 함께 검토했다.
두 사람은 Karim Rashid 소파를 마음에 들어 했고, 이제 남은 건 금액이었다.
'예산 초과'
두 사람의 표정이 잠깐 멈췄다.
"어쩜.. 사람 보는 눈은 비슷한가 봐요.. 둘 다 저 소파가 마음에 들어서 왔거든요. 지금은 어렵지만 여력만 되면 꼭 구매하고 싶네요. 너무 마음에 들어요"
아쉬움을 뒤로한 채 매장을 나서는 부부의 환한 미소를 바라본다.
이런 상황이라면 영업하는 사람에게 아쉬운 마음이 남기 마련이다.
상담의 여운을 느끼고 있을 때, 문득 깨달았다.
하루 종일 나를 괴롭히던 체기가
사라졌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