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권은 누구에게 있었을까 - 그녀의 선택은 사라졌다.

by 에스텔라
청초한 인상의 여성이 전시된 소파 앞에 오래 머물렀다.
차분하게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을 이야기했고,
나는 충분히 경험해 볼 수 있도록 도왔다.
다시 온다는 말을 남기고 그녀는 그렇게 매장을 나섰다.

그렇게 며칠 뒤, 그녀는 한 남성과 함께 나타났다.


그녀가 매장으로 들어서는 순간 나는 바로 알아보았다.

남성에게 마음에 들어 했던 소파를 설명하며 함께 앉아볼 것을 권한 순간,

남자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이런 소파를 사겠다고? 예전에 비슷한 스타일을 샀다가 몇 개월 못 쓰고 버렸잖아. 이건 안돼"

환했던 그녀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고, 이내 상기되었다.

남자는 소파를 사지 말아야 할 이유를 끊임없이 나열했다.


그는 이미 결정을 내린 사람처럼 보였다.

자신의 마음에 드는 소파를 찾아보겠다는 듯 매장을 나섰고, 나는 그녀의 표정을 살폈다.

소파를 주로 사용하는 사람은 남자가 아닌 여자였고

몇 개월 못 쓰고 버린 소파는 자신이 아닌 남자가 산 것이었다는 말을 남기며 그녀도 매장을 나섰다.


다시 나타난 부부


계약으로 이어질 때 사람들의 표정엔 일관성이 있다.

가구 사이즈와 궁금했던 내용들을 꼼꼼하게 체크한다.

한 시간을 훌쩍 넘겨서 부부를 배웅할 수 있었다.


며칠 뒤 그녀의 문자


아침 일찍 문자를 받았다.

다른 것으로 바꾸고 싶다고.

구체적으로 원하는 것을 들어보니, 자신이 선택했던 소파는 온데간데 없었다.


홀로 나타난 그녀


연락이 없던 그녀가 매장에 나타나 취소를 요구했다.

어떻게 된 사유인지 대화를 나누던 중 그녀는 왈칵 울음을 터뜨렸고

그녀에게 티슈를 건네며 나도 눈물이 터져 나왔다.


그 순간, 그녀의 삶이 희미하게 보였다.


가구 하나를 고를 때도 사람들의 삶이 보인다.

누구에게 결정권이 있는지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듣는지

서로를 존중하는지


그녀의 환한 미소를 다시 볼 수 있기를 바란다.

그날 소파 앞에 서있던 그 표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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