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새이버링 Jun 09. 2023

물티슈를 빨아 쓰는 여자

안 쓸 수는 없지만 적게 쓸 수는 있잖아요.

오늘 아침, 아들이 흘린 물을 닦으려고 뽑은 물티슈 세 장이 덩그러니 식탁 위에 올려져 있다.


“이 녀석, 물 닦으려면 수건을 써야지. 쯧쯧.. “


물티슈의 섬유는 썩기까지 수백 년이 걸리고 품고 있는 성분도 보존제나 방부제 등 건강하지 않다. 그래서 나는 물티슈를 선호하지 않는다. 필요할 때는 잘 썩는 면펄프로 만든 코인티슈를 가끔 쓰는 편이다.

그러나 아이들 학교 준비물 또는 집에 온 손님이 물티슈를 찾는 경우가 있어 물티슈를 구비하고,


적게 쓰는 방법을 모색했다.


이왕 쓰기로 한 것, 물티슈 한 장의 수명을 최대한 늘려보는 건 어떨까. 쓸모를 다 할 때까지 몇 번이고 빨아 장갑을 끼고 아래와 같이 활용해 보길 바란다.


1. 설거지 헬퍼

라면, 소불고기, 김치찌개 등 각종 설거지를 시작하기 앞서 물을 약하게 튼 채로 그릇 찌꺼기를 물티슈로 훔친다. 고추기름, 고기기름만 제거해도 수세미의 주방세제 거품이 훨씬 오래 유지된다. 주방세제를 덜 쓰니 결국 환경을 지킬 수 있다는 이야기. 애벌 찌꺼기 제거를 위해 사용한 물티슈를 싱크 한쪽에 꾹 짜둔다.


2. 바닥 모서리 먼지 청소

청소기로 바닥 구석, 몰딩 위와 같은 사각지대는 깨끗해지지 않는다. 적당히 빨아 둔 물티슈로 주방이나 거실 구석, 몰딩 위 틈새의 먼지들을 닦아낸다. 냉장고 밑이나 틈새 수납장 아래, 팬트리 구석도 훔친다.


3. 신발장 바닥 얼룩 및 구석청소

밖에서 묻어온 각종 먼지와 얼룩이 신발장 바닥에 묻은 경우, 물티슈로 훔쳐내고 신발장의 모서리와 틈새, 구석먼지 등을 청소한 뒤 버린다.


4. 창문 샷시 바닥 청소

비가 오거나 먼지가 자꾸 쌓이는 창문 샷시, 먼저 손이 심하게 더러워질 수 있으니 고무장갑을 낀 후 창문샷시를 닦아준다. ‘ㄴ’자 틈새는 집게나 젓가락 같은 도구를 이용해 청소해 주면 꼼꼼히 닦을 수 있다. 한 번 닦고 세면대에서 수압을 이용해 빨아주면 서너 번은 거뜬히 사용할 수 있다. 여러 장을 겹쳐 접은 뒤 틈새에 끼워 요리조리 왔다 갔다 하면 창문 틈새가 금세 깨끗해진다.


5. 급할 땐 수세미로

캠핑장에서 수세미가 없을 때 쓰고 모아 둔 물티슈에 주방세제를 묻히면 거품도 잘 날뿐만 아니라 물티슈 표면이 거칠기 때문에 그릇 세척이 잘 된다. 세척 후 빤 물티슈는 모아 뒀다가 캠핑 철수 시 의자 다리나 전선에 묻은 흙 등을 간편하게 닦고 훔치는 데 사용하면 좋다.


6. 틈새세척

물통 등 용기의 틈새는 수세미로 세척이 힘들다. 좁고 섬세한 부분은 과도를 이용해 틈새 위에 물티슈를 올려놓고 조심해서 문지르면 깨끗이 닦을 수 있다.


7. 배수구 머리카락 제거

적당히 빨아 둔 물티슈는 모아두면 욕실 배수구의 머리카락을 훔치는 데 쓸 수 있다. 아까운 휴지를 낭비하지 않아도 된다.


이렇게 사용한 물티슈를 모아 빨아서 여러 번 사용하면 물티슈는 어느새 청소도우미로 변신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