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고 싶어. 그건 어떤 마음일까?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이 가득 차 있는데
당장은 잔뜩 게으름에 피우고 싶은 마음
시간이 생기면 마음껏 쓰고 싶다는 욕망과
시간이 생겼을 때 아무것도 안 한 채로
잔뜩 게으르고 싶다는 이상한 욕망 사이에서
나는 어떤 것이 선인지 악인지
저울질을 하고 있다.
저울질조차도 게으르다.
몸을 움직이지 않고
생각으로만 시간을 흘려보내는
명상도 휴식도 아닌 이 시간이
내 생명을 좀먹는 기분이다.
이런 것을 ‘권태’라 부르는가.
적절한 권태는 필요하다는데,
어딘가에서 읽은 적이 있다.
권태가 찾아올 때는
단순한 노동을 해 보라고.
하지만 그것 조차도 귀찮고 하기 싫은
더 강력한 권태가 찾아오면
누가 나를 이끌어 세워 줄 것인가
이 녀석,
내쫓기도 뭐 하고 보듬기에는
너무 얄미운 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