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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한 단정한 자세로 먹고싶은 한우곰탕

돼지곰탕집 옥동식의 특별한 하루 메뉴, 한우양지곰탕


음식이 먹는 사람의 태도를 잡아주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오늘 하루 옥동식에선 돼지곰탕대신 한우양지곰탕을 선보였다. 얇고 단정하게 썰은 소고기와 새싹이나 내는 여린 초록색의 얼갈이가 맑은 소고기국물에 수북히 담긴 그릇을 받자 나는 허리를 곧게 펴고 최대한 조심스럽게 국물을 맛보았다.


아!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올 만큼 담백하고 동시에 깊은 맛이었다. 반찬으로 나온 명이나물을 보자 본능적으로 나물에 고기를 싸먹었다. 밥숟가락에 밥과 고기와 얼갈이를 수북히 푼 후 고들빼기 김치를 조심스럽게 올려 최대한 입을 크게 벌려 국밥을 먹었다. 너무 담백해 자칫 심심할 수 있는 국밥에 고들빼기김치는 밋밋한 흰블라우스에 맨 스카프처럼 활력이 되었다. 먹는 동안 웃음이 절로 나왔다.


옥동식 요리사는 다음에는 양고기국밥을 할 예정이라며 이 양고기국밥이 보신탕의 자리를 차지하게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벌써부터 옥동식 요리사의 양고기국밥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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