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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저는 윷놀이판 윷이 아니다

디타워 한육감, 수저를 윷으로 쓰다

화려한 외관을 하고 블로거들도 칭찬하며 줄도 긴 고깃집 광화문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되고 있는 D타워에 있는 <한6감>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친구들을 만났다. 10팀을 먼저 들여보내고 안내하는 자리로 앉았다. 구석 자리, 건물의 기둥에 걸려 의자 하나는 사람이 앉기도 불편하다. 그래도 안내하는 대로 앉았다. 

자리에 안고 메뉴를 본다. 서빙보는 친구가 수저를 던지듯 테이블에 뿌려두고 간다. 기가 막혔다. 

된장찌개를 뺀 나머지 음식은 단맛이 철철 넘친다. 육회 비빔밥이 담긴 그릇은 유행한다는 비행기 만드는 철인가? 숟가락이 그릇에 부딪칠 때마다 불쾌한 소음을 낸다. 


계산을 하며 수저를 던지듯 두고 간 것에 대해 컴플레인을 하자, 홀의 매니저는 '원래 테이블에 숟가락 통이 붙어있다, 혹시 수저를 가져다 달라고 했냐' 내게 묻는다. 
'테이블에 수저 서랍이 있는지는 몰랐고 그런 사실을 말 안해줬으며 수저를 요청한 적도 없다'고 답했다.
그랬더니 다시 매니저는 '이게 좀 애매하다, 테이블에 수저 서랍이 있어 그렇다. 그런데 죄송하다'라며 정말 어렵게 죄송하다고 한다. 도대체 뭐가 애매하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깍두기와 김치 외에 다른 반찬 한가지 없이 된장찌개를 12,000원에 파는 집이다. 적어도 손님이 수저를 직접 챙기게는 하지 말아야 하는거 아닌가? 테이블에 수저 서랍 만들어 둔 게 뭐 그리 대단하다고 수저를 던지듯 내팽기치고 간 행동에 대해 사과를 그리 어렵게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이 모든 행동을 덮을 만큼 음식이 맛있는 것도 아니면서 말이다.

나의 요구가 과했던 것일까? 난 정말 그럴싸하게 포장된 음식점에서 수저를 손님에게 직접 챙기게 하는게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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