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람의 <2007 사천가> <2011 억척가>를 보지 못했다. 사천가는 볼 기회가 있었는데 술병이 나서 당시 남자친구인 편성준 씨만 가서 보았는데 이게 두고두고 후회된다.
오늘 공연은 사천가와 억척가 중 일부를 모아 공연한 판소리 갈라였다. 공연 시작 인사말에 이자람 씨는 ‘사천가와 억척가 갈라는 처음’이라고 운을 떼며 이날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을 채운 관객을 보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판소리를 보러 온 모습을 선생님께서 보셨으면 참 좋았겠다’며 고맙다며 기뻐했다. 공연장엔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들이 모였고 내 주위에도 30대로 보이는 커플들이 지리를 채웠다.
<사천가>는 브레히트의 <사천의 선인>을 이자람이 각색하고 작창한 곡으로 자본주의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담았다. 특히 사천가는 초연 당시에 획기적인 기획과 소리로 이후 창작 판소리에 영감이 된 작품이다. <억척가>도 브레히트의 <억척어멈과 그 자식들>을 원작으로 전쟁의 한가운데서 순종에서 안나 그리고 억척으로 삶을 개척해 나가는 여자의 일생을 다뤘다. 두 극 모두 만만한 내용이 아니다. 사천가는 사천이란 도시에 순덕이란 여성을 등장시키고 억척가는 위촉오를 배경으로 전쟁에 놓인 고단한 삶을 이야기한다. 판소리는 1인극인 만큼 이자람은 1인 다역을 소화하는데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폼나게 연기해 낸다.
공연을 보고 나오는 길에 한 관객이 ”내가 한국어 사용자라 이렇게 좋은 공연을 마음껏 즐길 수 있어서 너무 좋다 “고 친구에게 소감을 말하는데 이 말이 내 마음에도 꽂혔다.
나는 자신한다. 이자람의 판소리는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 그가 어떻게 이렇게 멋진 예인이 되었는지는 그의 에세이 <오늘도 자람>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리하여 나는 그가 출연하는 연극, 창극, 판소리는 물론 예술 감독 그리고 작창가로 참여하는 작품엔 기꺼이 돈을 지불했고, 할 것이다. 최근에도 지난주엔 그가 작창과 음악감독으로 참여한 창극 <패왕별희>, 작창과 배우로 참여한 창작가무극 <순신>을 보았다.
여러분도 이자람을 만나보시라. 판소리도 창극도 좋아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