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작품을 설명하는 수식이 많으면 그 작품에 매료된다. 이 작품도 그랬다. 그리고 좋다는 이야기를 여러 경로로 들었다.
내 결론은?
옴니버스 극을 무대에 올릴 땐 별개의 이야기지만 하나의 유니버스가 형성되어 극간의 개연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최근 본 <장녀들>처럼 별개의 이야기의 주인공이 우연찮게 한 공간에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이 극은 내겐 그렇게 다가오지 않았다.
5개의 이야기는 어느 곳에 있으나 그곳에 마음을 둘 수 없는 경계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시리아에서 있었던 일’에선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만난 벨기에 노인이 한국의 고아 수출을 비난한다. 그러다 ’해방촌에서‘는 해방촌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말한다. ’노량진-흔적‘은 전쟁 후 우리 땅에 남은 미군의 야만적인 태도를 이야기하다 ’오슬로에서 온 남자‘는 노르웨이로 입양을 갔다 친모를 찾으러 한국에 온 한 남자의 쓸쓸한 죽음을 이야기한다. 급기야 ‘의정부 부대찌개‘에선 이주민의 자녀를 포용하는 듯한 태도를 취한다. 너무 번잡하지 않은가?
그래도 연극은 언제나 내가 알지 못했던 세상에 대한 이해와 깨달음을 주니 좋다.
박상현 작 연출 제작
홍정혜 백익남 김정은 정나진 이동영 이상홍 박윤정 문현정 김민주 강연주 출연
남경식 무대(요즘 보는 연극 무대는 거의 이 분이 디자인, 미니멀부터 맥시멀까지 전천후 무대를 보여준다)
#연극 #연극리뷰 #대학로연극 #오슬로에서온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