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스런 내 이름, 그래도 괜찮아.
남편이 쓴 이름에 대한 글을 읽으니 돌아가신 시어머님 생각이 난다.
시어머님은 날 처음 만났을 때 내 이름 ‘혜자’를 들으시더니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이름도 이쁘구나”하셨다. 태어나 처음 듣는 이름에 대한 칭찬였다
큰며느리가 내리 딸 셋을 낳자 독자였던 내 할아버지가 종손을 보아야 한다며 내 이름 끝에 ‘아들子’를 넣으셨다. 그러니까 나를 향한 바람이 아닌 어른들의 바람을 넣으신 것이다.
내 세대는 이미 이름 끝에 ‘자’를 넣는 창씨개명의 잔재가 사라진 때였으니 오로지 어른들의 바람을 품은 이름인 것이다.
난 내 이름에 별 불만이 없었다. 오히려 멋쟁이 고모들이 날 팻처럼 데리고 다녀야하는데 이름이 안이쁘다며 아명을 지어주었고 가족과 친척사이에선 여전히 나의 아명이 통하지만 누군가 나를 아명으로 부르면 난 낯설어 대답을 쉽게 하지 못한다.
주변에 수시로 자기 이름을 바꾸고 심지어 영어식 이름으로 바꾸어 부르게 하는 회사들도 있다. 나로선 이해할 수 없다.
이름을 바꾼다고 사람이 바뀌는 것도 아닌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 싶다. 그래서 난 수시로 이름을 바꾸고 본명대신 이상 야릇한 가명을 쓰는 사람을 살짝 경계한다. 왠지 정직해 보이지 않아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