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의 유익함과 즐거움

매일 1분 남짓, 필체를 단련하며 좋은 문장과 만나다

by 소행성 쌔비Savvy

필사를 시작했다. 시작은 충동적이었다.

남편이 책을 사며 받아온 사은품 캘린더 노트를, 당신 써, 라며 주었다. 아마 손글씨 일기를 쓰기로 했다는 내 이야기를 떠올리며 일기를 쓰라고 주는 듯 했다. 그러나 일기장은 이미 있다. 그렇다고 이 노트를 대충 아무 데나 두고 싶지 않았다


노트는 1년 365일이 두 쪽으로 구성되어 한쪽엔 문학 작품 속 문장이 다른 한쪽엔 날짜와 요일 그리고 줄이 반듯하게 그어진 빈면이었다.

나는 이 구성을 보고 충동적으로 왼쪽 면에 인쇄된 문장을 오른쪽에 베껴 적어보았다. 그런데 제법 재미있다.


일단, 망가진 필체를 바로잡기에 그만이다. 단정하게 앉아서 좋은 문장을 적으려니 글씨도 절로 단정해지는 것 같다.

이상한 게 손글씨로 쓰는 일기는 필체가 엉망이다. 왜 그럴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일기를 쓸 땐 머릿속 생각을 놓치지 않으려고 생각의 속도에 글의 속도를 맞춘다. 생각이 빨라지면 글씨도 빠르게 써야하니 글씨체가 흐트러진다. 그런데 필사는 적어야하는 글이 정해져 있으니 쓰는 속도에 맞춰 글씨를 쓸 수 있어 필체가 단정해지는 것 같다.


그리고 어찌됐든 매일 좋은 문장을 읽는다. 오늘은 <개선문>에서 나온 문장을 베껴 적었다.

“행복은 아무리 낮은 곳에서라도 시작할 수 있는 법이야”가 오늘의 문장였다.


띄어쓰기와 맞춤법을 연습하는 것이 매력적이고 유명 작품의 작가 이름을 정확하게 알게되는 것도 좋다.


필사, 꾸준히 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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