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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단독주택 옥상 활용법

소박한 캠핑 장비, 시원한 술 그리고 친구 친구 친구...

우리 집은 대지 27평, 건평 13평 정도이다. 단층 건물의 건평이 13평 정도라는 것은 그 넓이의 옥상이 있다는 것. 우리집에도 옥상이 있다. 이름하여, 성북동소행성_옥상!

산꼭대기 집의 가장 좋은 점은 전망이다. 특히 우리집은 사방이 트여있어 전망이 탁월하다. 공기가 깨끗한 날은 대학로, 종로 그리고 남산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낙산을 비롯한 서울성곽에 조명이 들어올때면 아름다움은 극에 달한다. 


그 전망을 완벽하게 누리기 위해 나는 옥상에 어떠한 장치도 하지 않았다. 

어떤 장치도 하지 않아 옥상을 누릴 수 있는 기간은 짧다. 기온이 떨어져도 춥지 않은 5월부터 6월 중 모기가 극성을 부리기 전까지다. 가을은 추석 전후 잠깐이고. 


이렇게 짧은데, 올해는 무슨 일인지 옥상을 늦게 개장했다. 

어제 드디어 올해 성북동소행성 옥상을 첫 개장했다. 

우리가 이 집으로 이사를 온 직후, 뜨거운 옥상에 누워 유성우 쇼를 같이 봤던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퇴근 길에 동네 전철역에서 친구를 만나 마실 술과  음식을 사서 언덕길을 올랐다.  

창고에 있던 캠핑용 테이블 꺼내 낮게 세팅하고, 의자도 낮은 것으로 준비했다. 이것으로 옥상 개장 준비는 끝이다. 


사온 음식과 술로 상을 차리고, 작은 라디오와 조명도 준비한다.  그리고 의자에 편하게 앉는다.


우리 눈 앞으론 도시풍경이 아이맥스 스크린처럼 펼쳐진다. 

어둠이 내릴수록 기온도 내려간다. 추우면 작은 담요를 한장씩 덮는다. 

말이 없어도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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