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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행성 쌔비Savvy Nov 14. 2019

열흘째, 기온이 영하로 내려간 수능일

얼렁뚱땅 마무리

열흘째다. 독립적인 인간이 되고 싶은데 쉽지 않다. 적막한 밤엔 정신이라도 산만해지도록 술이라도 마시고 싶지만 우리 집엔 술을 보관해 두지 않는다. 그렇다고 왕복 15분이 걸리는 편의점에 다녀올 성의는 없다. 그래서 적당히 뒤척이다 잠이 들었다.


새벽엔 늘 순자가 잠을 깨운다. 깨우는 것인지 이미 잠이 깬 나를 알아보는 것인지 확실치는 않지만 내가 잠이 깼다 싶으면 귀신처럼 알고 내 가슴팍에 올라앉아 쓰다듬기를 강요한다. 오늘 아침엔 내가 모로 누웠음에도 불구라고 팔  옆면에 묘기하듯 올라앉았다. 모로 누웠는데도 올라앉은 것은 처음이다.


오늘은 수능일이다. 내가 학력고사를 본 날은 눈이 내렸다. 엄마가 시험 잘 치고 오라고 도시락을 들려주며 택시를 불러 주었다. 그날도 추웠고 난 무심하게 시험을 치고 나왔다. 점수를 넉넉하게 남겨두고 학교와 학과를 지원한 터라 떨어질 걱정을 전혀 하지 않았다. 시험 마치고 눈을 맞으며 대전 시내에 나가 친구들과 놀았던 거 같다.


내일이면 남편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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