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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행성 쌔비Savvy Nov 27. 2019

스무이틀째, 하늘이 쑥 내게 말한다

심심하고 불편하고 보고 싶고...

일어나 창문을 통해 보이는 하늘은 별일 없고 지저귀는 새도 안녕하다. 순자는 내게서 일어나 기색이 보이자 잽싸게 가슴 위로 올라와 자신을 쓰다듬으라며 내 손에 제 얼굴을 가져다 댄다.

눈 떠 바로 남편에게 전화를 하니 통장 잔고를 보고 나서 심난해 잠을 설쳤단다. 뭐, 대가 없는 일이 어딨으랴  이것도 대가라면 대가인데 견뎌야 한다.


느긋하게 일어나 운동을 하고 단골집에서 파스타를 먹고 걷고 싶어 대학로로 향했다  가을이 너무 아름다웠다. 가는 길에 동양 서림에 들러 책을   주문하고  권으로 사서 나왔다. 대학로 연극센터에 자리를 잡고 앉아 처리해야 할 일을 했다. 매우 조용한 것이라 집중하기에 그만이다. 카피를 마시지 않아도 된다.


저녁엔 약속이 있어 오랜만에 잠원동 스파레이에 갔다. 내가 다니기 시작한  15년은 넘은  같은데 여성 한증막이  망해 문을 닫았는데 스파레이는 여전하다. 주인이 건물주라고 알고 있다.


늦게까지 찜질방에서 놀다 휴대폰을 확인하니 남편은 서주  병을 마시겠단 메시지가 도착해 있었다.


... 이제 빨리 서른 번째 날이 왔으면 좋겠다. 심심하고 불편하고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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