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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위해 밥을 짓고 장 담글 준비를 시작하다

2022.02.03_내 식탁의 심장 장 담그기 준비

보통 음력 정월 말(午) 날 장을 담그고 진달래 꽃이 절정일 때 담갔던 장을 가른다고 했다. 나는 보통 2월 말에 장을 담고 담근 지 50~60일이 지난 후 장을 가른다. 장을 담글 때 필요한 것은 메주, 소금, 물 밖에 없지만 미리미리 챙겨야 할 것이 많다. 메주는 지난해 11월에 예약을 해뒀다. 항아리 정리와 장을 담고 메주가 떠오르지 않게 누를 대나무 가지를 구해야 한다. 올해 나는 콩 한 말(대략 메주 4장)로 장을 담근다.


2016년부터 장을 직접 담갔으니 어느새 7년 차에 접어든다. 올해는 우리 집 장을 담그고 우리 집에서 같이 담그는 분들의 장을 담그고, 동네 친구 세미씨와 수진씨 장 담그기를 도울 생각이다. 채식 생활자인 세미씨와 수진씨에겐 내가 장을 담그길 적극 권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잘한 일 같다. 채식을 하다 보면 아무래도 사 먹기보다는 스스로 챙겨 먹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조미료를 무분별하게 먹기보다는 좋은 장으로 음식을 해 먹으면 여러 면에서 좋기 때문이다.


그간 연도별로 구분했던 간장을 작년에 담그겠만 빼고 2016년 간장부터 2020년 간장까지 모두 한 항아리에 섞었다. 된장도 그렇게 해야 하는데 된장은 쉬운 일이 아니라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렇게 해도 최소 항아리 6개는 유지되어야 한다.


아침에 밥을 짓고 콩나물국을 끓여 밥을 차려 잘 먹었다. 혼자라도 곱게 차려 먹으려 한다. 낮엔 항아리를 정리하고 마당 나무에 걸렸던 크리스마스 장식을 뗐다. 올리브 오일을 사러 갔다 같이 저녁과 술을 마셨고 심야엔 잠깐 정말 오랜만에 연락이 온 친구를 만났다. 평소라면 나가지 않았을 텐데 술에 취해 내가 왜 그 친구를 만나게 되지 않았는지 잊었다. 결국 집에 돌아와선 이불 킥을 했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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