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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상에 가득한 한정식에 대한 나의 생각

2022.6.4

큰 상을 가득 채운, ‘한정식’이란 이름의 밥상을 좋아하지 않는다. 음식점에서 이런 밥상을 받으면 솔직히 손도 안대는 음식도 많고 수준 미달인 반찬도 많다.


이런 한정식이 음식점에 등장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다. 원래 우리 밥상은 1인용 차림이 중심였다. 1인 1상을 받아 제 상에 오른 음식을 남 눈치 안 보고 모두 먹을 수 있는 그런 밥상이었다.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따르면 한정식이라는 요리는 일제강점기 시기 요릿집에서 유래했으며 요릿집으로 전락한 궁중 음식이라는 설명을 곁들이고 있다. 또한 중앙일보 관련 기사에 따르면 궁중 음식 숙수(요리사)들이 일제로 인해 궁중에서 쫓겨난 뒤 명월관으로 모여 음식을 판 것에서 한정식이 유래했다고 설명한다. 궁중 상차림을 그대로 제공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하며 궁중 연회에 참석하던 약방기생(의녀醫女)들 또한 같이 쫓겨났었기에 이들을 불러들였다는 내용도 있다. 공통된 점은 한정식의 요리는 궁중 음식에서 유래한 것이라는 점이다. 기생집에서 유래했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이 있는데 한정식이 기생집에서도 서비스되었던 것이지 거기에서 유래했다는 근거는 없다. 한국학 중앙연구원의 주영하 교수 또한 한정식을 팔던 일반적인 음식점과 기생과 같이 서비스하던 기생 요릿집을 별개로 구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위키에서 퍼옴>


즉, 이런 상차림은 일제 강점기에 등장했고 요릿집과 기생집을 중심으로 발전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런 밥상에선 평등이 이루어지기 어렵다. 남들이 다 좋아하는 음식을 나도 좋아한다고 눈치 없이 마구 먹으면 결례다. 나는 이런 밥상을 받으면 적당히 눈치를 보면서 남들이 덜 먹는 음식을 먹는다. 다행인 점은 남들은 고기를 좋아하여 그것을 먹지만 난 나물과 김치를 좋아해 별로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


이런 상차림의 가장 큰 문제는 가짓수를 늘리느라 음식 맛이 별로라는 점이다. 고르게 다 맛이 좋긴 어렵다. 그래서 나는 가짓수가 적어도 맛이 좋은 단품식이 좋다.


아, 사진의 밥상 무주의 <천지가든>은 모든 음식이 고르게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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