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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월달 april moon Feb 17. 2024

사월글방 - 마음편지 9

오늘 먹은 음식으로 무얼 하고 있나요?

<잘 먹기 위한 작은 몸부림이 필요할 때>

‘밥값 하라’는 말은 자주 쓰입니다. ‘밥’은 에너지원이니까 밥값, 즉 노동에 대한 의식을 중요하게 여긴 것 같습니다. ‘밥값’에는 생산적이고 효율적인이라는 뜻도 내포된 듯 보입니다. 의미 있는 있을 해야 할 것 같은 압박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사회적 압박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저 내가 나를 돌아보는 명상의 하나로 떠올려보면 좋을 질문이기도 합니다. 나는 오늘 무엇을 먹었고, 그것으로 무얼 하고 있는가?

그런데 나는 먹는 것에 열과 성을 다하지 않습니다. 점심을 먹으면서 저녁에 뭐 먹을까 행복하고 소소한 고민을 하는 지인들이 꽤 있습니다. 먹는 것이 즐거운 그들의 대화는 놀랍습니다. 그 사이에서 대화에 끼지 못하는 나는 늘 한 끼 때운다는 식입니다. 하루 두 끼 먹으면 위가 아우성을 칩니다. 이제 그만 먹어도 되겠다고요. 그러다보니 나는 적게 먹는 사람, 먹는 것을 즐기지 않는 사람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늘 먹은 음식으로 무얼 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받으며 생각에 잠깁니다. 나는 일일 권장량의 음식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활동하지 않아서 안 먹는 게 아닐까 말입니다. 어쩌면 인풋과 아웃풋의 인과가 내게는 뒤집어져야 할 것만 같습니다. ‘어떤 일’을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건강’을 챙기는 것도 내가 내 몸에 들여야 할 정성 중 하나일 테니까요. 그래서 무얼 하냐는 화두는 ‘운동’으로 튀게 됩니다.

우울감과 무기력은 활동량이 줄어든 자리를 지배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산책은 퍽 훌륭한 우울증 처방전이라고도 하나봅니다. 우리 몸은 움직이면 자연스럽게  에너지원을 요구하니까 잘 먹게 되는 순환을 이끌어내는 것입니다. 해서 하루 두 끼와 그것을 잘 소화할 수 있는 가벼운 운동. 그것이 요즘 내가 만들어야 할 하나의 루틴이 아닐까 재고합니다. 어쩌면 글쓰기보다 훨씬 어려운 것이 나에게는 ‘움직임(운동)’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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