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스티브 잡스, 최고의 직원들은 프로세스가 아닌 콘텐츠에 집중한다고 말함
이글에 끄덕이며 ‘프로세스 잡는 일이나 신경 쓰는 사람’으로 누군가를 폄하해 버리는 사람들이 있을 거 같다. 어떤 글에서 말하는 걸 내 식으로 발췌독해 자기가 못하는 걸 합리화하는 부류가 꼭 있더라는.
특히 스타트업에서 대기업 물 못 뺐다 입에 달고 다니는 사람들이 그렇다. 물론 절차와 형식에 익숙할 수밖에 없도록 훈련되어 왔기에 동의하는 부분이 없진 않지만 그럼에도 프로세스는 중요하다. 다만 그전에 프로세스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
프로세스는 어떤 절차를 그대로 따라가고 그 과정에서 어떤 유연함도 허용치 않는 컨베이너 벨트 같은 인식이 있다. 이게 필요한 건 품질이나 제조, 물류가 대표적.
하지만 프로세스가 중요한 이유는 누가 책임지느냐에 대한 거라 그렇다. 또 다른 이유는 원래 프로세스는 속도를 높이기 위함이다. 과정을 나눠 이슈 발생 시 신속하게 어느 지점에서 문제가 생겼는지 찾을 수 있게 한다. 동시에 최종 결과가 산으로 가지 않게 검수하고 확인하게 한다. 눈덩이처럼 불거지기 전에 브레이크를 걸기 위함인 거다. 본질은 문제없이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프로세스의 본질을 간과하고 단순히 절차를 촘촘히 짜는 거, 그 절차에 목숨 거는 거, 한 번 만든 프로세스는 개선할 생각조차 않고 why 없이 “원래 이렇게 했는데요” 시전자가 문제다. 또한 스스로 명확히 이 책임과 리스크를 예상하고 구체화 가능할 때 만들 수 있는 게 프로세스다. 이걸 못하는 사람이 필요 없다 합리화할 때 엄하게 패는 게 프로세스이기도 하고.
뭐든 지나치게 경직되고 진화하지 않는 게 문제지 그 자체의 본질은 죄가 없더라.
나는 이글이 프로세스 폄하가 아니라 상상력과 유연함에 대한 내용이라 생각한다. 애초에 뭘 상상할 수 있는가, 낯섦에 얼마나 개방적인가, 부정이 아니라 한 번 해볼까란 용기가 있는가. 꿈의 크기가 얼마나 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