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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SOO Sep 14. 2021

조직문화에 관심 있어요..?..!

조직문화가 중요해요, 조직문화 업무가 하고 싶어요!

스타트업에 와서 HR담당자는 물론 CEO, HR 외 직군에서도 많이 듣는 단어가 '조직문화'가 아닐까 한다. 조금씩 톤은 다르지만..


CEO들은 "가장 당면한 인사 과제가 어떤 거세요?"라 물으면 "조직문화와 채용이죠."라 한다. 보통은 결국 '채용'이지만, 어쨌든 조직문화는 항상 나온다. 그런데 그 실체가 무엇인지를 시원하게 들은 적은 없다. 일하는 방식, 평가보상제도도 만들어야 하고, 조직문화도 만들어야 하고 같은 두루뭉술한 표현이 대부분이다. "어떤 조직문화를 생각하세요?"라든가, "조직문화를 어떻게 정의하세요?"라든가, "현재의 조직문화는 어떤가요?" 같은 질문을 좀 더 해봐도 역시나 시원하고 분명한 답변을 들은 적 없이 자연스레 다른 인사 이야기로 넘어가곤 했다.


다른 직군은 개발자에게 많이 듣곤 하는데, '개발문화'가 매우 중요하다 하여 이건 또 실체가 뭔가 물어보고 다닌 적이 있다. 이에 대한 블로그 등도 많이 읽어 보고 개발자들의 이야기를 들은 나의 결론은 '개발자가 일하기 좋은 환경'이었다. 그런데 여기에서 드는 의문. 그럼 그걸 문화라 부르는 게 맞을까, 개발하기에 좋은 조건들이라 하는 게 맞을까. 혹은 본인들이 일하고 '싶은' 조건일까, 그런 조건들을 기꺼이 제공해주는 회사의 방침이 곧 문화인 걸까. 그 개발하기 좋다는 요건들은 복지일까, 철학일까, 문화일까.


아무래도 내가 가장 많이 접하는 사람들은 인사담당자일 수밖에 없다. 하루 한 명은 누군가 내게 묻거나 자기 생각을 말하는데 "조직문화를 하고 싶어요."라고. 유사 표현으로는 "원래 조직문화에 관심이 많았는데~", "조직문화담당자 포지션이 나와 이직할까 고민 중이에요.", "조직문화를 잘 만들고 싶어요." 등이 있겠다. 이들에게도 비슷한 질문을 해본다. "조직문화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당신이 생각하고 만들어가고 싶은 조직문화는 무엇인가요?", "어떤 회사에서 하고 싶으세요?".

대표나 개발자들에게보단 아무래도 좀 더 디테일한 질문을 하는데 놀랍게도(?) 별반 다르지 않은 깊이의 대답을 듣는다. 차라리 개발자들의 본인들이 일하기 좋고 일하고 싶은 회사의 조건들을 듣는 게 훨씬 선명할 정도.




모든 일에 정답은 없지만 현재 버전으로 나만의 조직문화에 대한 생각을 말해보자면 이렇다.

"조직문화업무라는 말 자체가 좀 웃긴 얘기다. 조직문화는 뭐고, 조직문화 업무는 무엇이란 말인가. 조직문화 업무가 과연 존재하는가? 조직문화는 어느 순간 A라는 조직의 임직원들이 "우리 회사는 이래, 대체로 이런 거 같아." 하는 바로 그 모습이 아닐까? 그렇다면 조직문화는 과정이 아니라 결과물인데 철저히 과정의 액티비티를 말하는 조직문화 '업무', 조직문화 '담당자'라는 말이 애초에 맞는 말인가?" 하는.



나는 조직문화 '담당자'로 7~8년을 일했다. 이후 인사의 다른 업무가 중심일 때에도 해당 업무에 어떤 식으로든 발이 걸쳐져 있었다. 한 때는 몸 담았던 회사의 조직문화가 이슈가 되어 TV 뉴스에도 나오고 벤치마킹 대상이 되기도 했으며 인사담당자 모임에 가면 누군가는 '조직문화 전문가'라 나를 소개하기도 한다. 그럼 조직문화 '담당자'로 무슨 일을 했을까. 미션/비전/핵심가치/인재상을 정의하고 그걸 내재화하겠다며 교육부터 워크숍, CEO 이하 임원 커뮤니케이션(쌍방향 오픈컴이라 적고 일방적 설명회였던), 일하는 문화 혁신 활동, 각종 조직문화 서베이와 그 분석 보고서 작성, 그 결과에 대한 팔로업 활동, '소통', '문화'로 갖다 붙이면 되는 온갖 '조직활성화 이벤트' 등이다.

이 중 일하는 문화 혁신 활동은 회의, 보고문화 혁신 활동이 가장 많았을 거다. 내가 이 업무를 하던 당시 입사 17~18년 차쯤 되던 팀장님은 본인 입사할 때에도 이 활동을 했다 했다. 그때 그의 팀장도 "30년 전에도 이거 했다"며. 대기업을 졸업하고 나오며 결이 달라진 건 '회의와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가로 고민의 축이 좀 이동했지만 페북 타임라인의 조직문화 '담당자'라는 분들의 포스팅을 보면 여전히 그놈의 회의 보고문화를 개선 중인가 보다.


이벤트를 질색하는 나는 재직했던 회사가 주로 진단, 피드백, 팔로업 세 축의 활동이 주를 이룬 덕분에 이벤트 기획을 거의 한 적이 없다. 그나마 11년 간 이벤트라 할 만한 걸 네 번 정도 해보았는데 한 번은 연구소 전체 오픈하우스를 한다 해서 한 달 넘게 그 준비를 했던 적이 있다. 두 번째는 CEO와 본사 임원/팀장 산행 및 석식, 세 번째는 수요일 아침마다 커피와 간단한 다과를 차려 놓는 거, 네 번째는 본사 CEO 집무실 투어를 포함한 CEO-구성원 오픈컴.


어쨌든  하자고 하는지( 읽고  하고 싶어 하는지라 읽는  정확하다) 알겠다 치고, 이게  필요한지와 이걸  내가 하는지를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일부에 대해서는 격렬한 반대도 했지만 철저한 위계조에서 Top 작정하고 임원, 팀장이 이미 '대단히  준비해야 하는 ' 결정한  엎을  없었기에 열심히 했다. 어린 자녀동반 가족을 위해 마술사를 섭외해 어떤 공연을 할지 계획하고, 케이터링을 실내에서 하냐 실외에서 하냐, 실외에선 무슨 게임을  것이냐, 어떤 상품을  것이냐, 어떤 메뉴를 준비할 것이냐, 산행 루트를 정확히 파악하고 시간 계산을 하기 위해 남산을  번이나 오르내리며. 그러나 지나고 나면 당시 함께한 이들과 공유할 추억만 남았을  조직문화 변화엔 1 영향을 주지 못했다.  


이걸 총무부서에서 하느냐 인사부서에서 하느냐는 중요치 않다. 이게 조직문화 활동이냐 아니냐도 중요하지 않고. 그냥 Top이 누굴 불러다 이야기하느냐로 업무가 배정되기 때문에. '조직문화, 동기부여, 단합, 소통, 리더십' 같은 키워드가 들어가면 그냥 조직문화 '담당자'에게 떨어진다고 보면 된다.



다음은 미션/비전/핵심가치/인재상 수립(이하 비전체계도)인데 11년 간 4명의 CEO를 거쳤다. 같은 그룹사의 Way를 공유하고, 죽어라 그 Way를 교육시키는데 CEO가 바뀔 뿐임에도 매번 비전체계도를 다시 만든다. 대기업의 경우 이 프로젝트를 또 어찌나 길게 하는지 '진짜진짜 최종' 버전의 보고서를 끊임없이 쓰면서 만들어간다. 사실 주도성, 창의, 도전, 열정, 혁신, 신뢰, 성실, 의리 등의 키워드에서 대부분의 기업들이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주도성을 주인의식으로 표현할 것이냐, 도전을 도전적이라 표현할 것이냐 수준의 워딩 싸움이 주를 이룬다. 물론 그 과정에서는 많은 리서치와 고민, 토론이 이어지지만 결론적으로 멀찍이 떨어져 '내재화 활동'을 통해 전달받는 구성원 입장에서는 그 말이 그 말 같은 '또 바꿔?"만 반복되는 거. 마치 컵을 컵이라 할 것이냐, 잔이라 할 것이냐, 물컵이라 할 것이냐와 다를 바 없는.. 그래도 본인들은 텀블러다, 머그컵이다, 유리컵이다처럼 다르다 한다. (어째서 동일한 제품, 고객, 전략을 갖고 발전시켜 나가는 회사에 와서 워딩에 그리들 집착하시는지..)


비슷비슷한 일을 하면서도 한 두 가지는 강조하는 바의 톤이 확 바뀔 때가 있다. 이때가 조직문화 '담당자'의 고민이 시작되는데 어제까지 몇 년 간 "A로 일해야 해!"라며 온갖 활동을 해놓고 (CEO가 바뀌었으니) "오늘부터는 A가 아니라 B로 일해야 해!"라 하는 걸 합리화시켜야 한다. 구성원들은 대놓고 말한다. "CEO가 바뀌면 이런 거 확 바꿔도 되는 거냐고".

어쨌든 이력서에 쓸 때엔 비전체계 수립이라는 거창한 타이틀로 한자락을 채운다. 없는 것보다 훨씬 있어 보이게.


조직문화 진단(서베이) 혹은 헬스체크라 하는 일은 하지 않는 회사가 훨씬 많지만 상위 대기업들은 거의 한다고 보면 된다. 물론 취지에 맞게 잘한다는 말은 아니다. 보통은 연례행사이고 이 점수로 계열사 간 비교도 일어나기에 은근히 결과에 예민하다. 기업마다 서베이 문항 구성은 차이가 많다. 구성원 안정감/안전감부터 이직 의사, 리더십, 회의/보고문화, 전략 인식도, 회사 신뢰도, 처우/보상 만족도 등을 중심으로 넓게는 회사의 윤리성, 사회공헌도, 발전 가능성까지 포함하는 곳도 있다. 재밌는 건 철저히 인사 관련 문항이 아님에도, 이걸 조직문화 '담당자'가 분석하고 리포팅한다는 거다. 전략에 대한 게 이슈면 전략 부서에 전달하고 구매 관련 이슈가 나오면 구매 부서에 전달해 개선 전략을 짜야할 텐데 그냥 분석 결과는 C-Level에게 전달되고 인사 관련한 팔로업 활동 계획을 짜서 또 다른 회의/보고 부담을 만들어 낸다. 오죽하면 인사에서 뭘 열심히 한다 하면 현업에 귀찮단 말이 나오겠는가. 회의/보고 개선활동을 할수록 현업에서는 회의/보고 스트레스가 증폭된다는 건 담당자들이 모여도 나오는 하소연이다. 긴 회의가 문제라 1시간으로 모든 회의를 줄이자 하면 전사 회의 현황 조사하고, 그 조사하느라 현업에서는 각자 무슨 회의가 얼마큼 있는지 또 보고해야 한다. 그래서 회의를 줄여라 하면 현업에서는 다 필요해서 하는 회의인데 인사에서 보고해 윗선에서 결정해 버린 회의체에 맞추느라 온갖 편법이 생긴다. 보고서는 몇 장으로 줄여 써라 하면 보고서를 몇 장씩 쓰는지 세야 하고, 그걸 또 현황 트래킹 한다고 보고서를 쓰고 있어야 한다. 조직문화 진단결과가 좋지 않으면 왜 좋지 않은지 회의해야 하고, 뭘 어떻게 개선할 건지 또 보고하고 트래킹 하면서..

  


구성원들이 편안하게, 즐겁게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경영진이나 인사 담당자가 있는 회사라면 복지와 이벤트가 확 늘어난다. 작게는 커피머신과 과자로 시작해 삼시세끼 식사 제공, 온갖 취미활동 지원, 맥주 무제한이나 각종 'fun 한 활동'이 주를 이루고 이런 회사의 인사담당자나 조직문화 부서 혹은 담당자는 아이디어 도출에 골머리를 썩는다. 이런 활동들은 당장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으나 한 번 누린 건 줄이기 어렵다는 걸 간과하기 쉽다. 애초에 못 가진 것보다 가진 걸 빼앗는 걸 더 못 견뎌하거든.



단편적이지만 흔히 볼 수 있는 '조직문화 활동'의 예이다. 부정적인 것만 쓴 것 같지만 저 일들을 인사나 조직문화 '담당자'들은 치열하게 학습하고 머리를 쥐어짠다. 내 커리어, 내 만족도는 어디론가 가버리고 조직, 구성원, 리더라는 남의 다리를 얼마나 시원하게 긁어줘야 하는가를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조직문화 '담당자'에 관심 있다며 이직 고민을 해오는 분들에게 내가 공통적으로 묻는 질문이 있다. "어떤 규모나 업종을 생각하시냐"는 거. 재밌는 건 대부분이 "상관없다"는 대답을 한다는 거다. 그럼 "조직문화가 너무 중요하고, 본인이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는 데에 기여하고 싶어 그 일을 하고 싶다면서 업종, 규모, 업력이 상관없다는 건 고민이 더 필요한 거 같습니다"라고 좀 더 생각하고 다시 얘기하자 한다. 공적 연구소, 홈쇼핑, 개인사업자들의 물리적 결합 조직, 컨설팅펌, 온/오프라인 교육회사, 제조업, 대기업, 스타트업, IT 업종 등을 길고 짧게 경험해 본 제한적 경험치만으로도 각각의 특성에 맞게 다른 문화와 접근을 해야 한다는 건 알 수 있다. 특히나 규모와 업종은 그 비전에 따라 시장의 크기, 장기적 목표의 스케일도 천차만별이다. 더구나 스타트업은 지척에서 CEO와 (물론 더 이상 스타트업이라 할 수 없는 규모의 회사는 별개로) 부대껴야 하고 CEO의 꿈과 스타일이 조직의 컬러를 결정적으로 가르는 조직일수록 대표까지 중요한 검토 요건에 포함해야 한다. 그럼 조직이 어떤 걸 지향하는지, 실제 리더는 어떤 사람들인지, 어떤 조직구조를 가졌는지, 조직문화 '담당자' 혹은 인사담당자는 그 조직에서 어떤 포지션에 위치하는지, 커버해야 하는 레거시를 가늠하기 위한 업력은 어찌 되는지, 인적 구성은 어떻게 되는지, 규모는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무엇보다 본인은 어떤 걸 지향하고 무엇에 동의하는 사람인지를 잘 고려해야 한다는 거다. 이러니 내 입장에서는 "어떤 조직이든 상관없다"는 말을 하는 사람을 대하면 '깊은 고민 없이 조직문화라는 막연한 허상에 환상을 가진 사람'이란 편견이 먼저 들 수밖에. 그저 일단 조직문화에 관심이 있으니 '조직문화 담당자' 포지션이 있으면 지원하고 싶다에 가까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조직의 규모가 클수록 인사나 조직문화 담당자는 의사결정에서 멀어진다. 실행 부서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작은 조직으로 갈수록 의사결정단에 가까울 수는 있지만 경영진, 최소 리더(그냥 내가 나이가 제일 많아서, 인사담당자라, 선임자여서 달아주는 리더 말고)의 무게감을 갖고 CEO에게 할 말 못 할 말 다 할 수 있는 정도의 발언권과 영향력을 가진 조직이 아닌 이상 실행자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온갖 인사업무를 다 병행하면서. 경영진이 진심으로 조직문화를 잘 만들어 가고 싶단 의지를 지니고 인사에 힘을 실어준다는 스타트업이라 하더라도 CEO가 뭔가 바라지만 막연한 무언가를 찰떡 같이 찾아내 구체화시켜주고 실행하는 참모가 되어야 한다. 이쯤만 되어도 조직문화 '담당자'를 하고 싶다 할 때엔 더 많은 고민과 학습과 자기 인식, 자기 철학이 서야 한다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초반으로 돌아가 "조직문화업무라는 말 자체가 좀 웃긴 얘기다. 조직문화는 뭐고, 조직문화 업무는 무엇이란 말인가. 조직문화 업무가 과연 존재하는가?"라는 말을 되짚어 보자. 내가 생각하는 조직문화는 한마디로 정의 내리기 어렵다. 하나하나 장면장면에서 내리는 의사결정의 기준, 모두가 "이럴 땐 이렇게"를 동일하게 생각하는 거, 다른 생각을 하려다가도 '다들 이렇게 하고 이 회사가 이런 분위기이니 나도 이렇게 해야 하는 것' 같은 매 순간의 조각들이 모인 것이 아닐까 한다. 경영진이 가장 선봉에, 인사팀이 아니라, 조직문화 '담당자'가 아니라 모든 리더와 구성원이 생각하고 행해야 하는 주체가 되는 것이고 조직별, 업무별, 회의체 등에서 수시로 일어나는 판단과 언어에 배어 나오는 순간들을 비슷한 방향으로 맞춰나가야 한다. 때문에 '조직문화 업무', '조직문화 담당자'라는 말에 부정적이다. 정확히는 이런 모든 활동을 관장하며 관찰하고 조율하고, 논의를 이끌어 나가 협의를 도출하며 피드백과 지원을 하는 일이 '찐 조직문화 담당자'일 것이다.


경영진은 우리 회사의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와 '조직문화 담당자가 필요하다' 한다면 '조직문화 담당자'와 '조직활성화 이벤트 담당자'를 구분해줄 필요가 있다. 그리고 초기 조직이라면 굳이 담당자를 둘 필요 없이 CEO와 경영진, 리더들이 주도해도 충분하다 생각한다. 인사담당자들의 경험은 이를 지원하는 스킬셋의 일종일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에 철학을 정립하고 방향을 수렴해 가는 데엔 경영진의 고민이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아니라면 '조직문화를 담당'하는 게 아니라 '조직문화 전략'을 함께 고민하고 '스토리'를 만들어나갈 '조직문화 전략가'를 무게감 있게 고려하는 편이 낫다. 담당자가 아니라 전략가로 정의할 때 전략가의 역량을 가졌는가로 채용의 눈높이도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채용이 만사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기업들은 채용담당자의 주니어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채용 공고, 일정 조율, 면접 진행(엄밀히 진행보단 운영 지원), 기타 채용 행정 업무 팔로업 등으로 간주하고 빨리 뽑아내는 걸 더 중시하기 때문이다. 인재상에 맞는 사람을 정말 잘 뽑기 위한 채용을 원한다면 인재상을 수립하고 그를 선발할 기준을 마련해 점검해 나가며, 직접 발굴하는 스카우터를 배치해야 한다. 조직문화가 중요하다 하면서 실제 조직문화 업무라는 걸, 그 담당자라는 걸 누가 하고 있는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채용에 대입해 보면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건 공감할 수 있을 것.


오랜 기간 '전문가'라 불리길 바라며 학습하고 커리어를 쌓아왔지만 그래서 나는 요즘 '~전문가'라는 말을 지양한다. 전문가의 정의를 뭘로 내리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뭔가를 능숙하게 해낼 수 있는 지식과 스킬, 경험을 가진 이보단 함께 고민하고 제안하고 때론 멱살 잡고 이래야 해요라 할 수 있는 '전략가이자 수행가'가 더 맞는 표현이 아닌가 한다.


오늘도 '조직문화'가 중요한 임직원과 '조직문화 담당자'가 되고픈 이들과 나누고팠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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