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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SOO Oct 20. 2021

정작 제 머리 못 깎는 인사담당자

Story 1. 그래서 당신 비전체계는 뭔데요?

● MTP(Massive Transformative Purpose): 현재나 가까운 미래가 아닌 중요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대담하고 큰 열망 (임팩트)
● Mission: 존재 이유 (왜 존재하는가,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 Vision: 미래상 (무엇이 될 것인가, 중기적으로 달성하고자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상)
● Core Value: 미션과 비전 달성을 위한 공통의 행동원칙

편의상, 이하 비전체계라 하자 (회사마다 용어가 다르니 알아서)

인사담당자들에겐 너무나 익숙할 개념들이다.

대기업은 CEO가 바뀔 때마다 거한 프로젝트로 추진하며 대대적으로 들썩이게 만드는 (인사나 리더 사이에서나 시끌한 경우가 태반이지만) 주제. 그때마다 미션과 비전을 구분했니 마니, 이걸 어떻게 해야 하니 마니 하면서.


나도 예전에 몸담았던 조직에서 4명의 CEO를 맞이했는데 그때마다 뭐라도 바꿨다. 미션은 적어도 건드리면 되니 안 되니 해도 CEO들은 늘 업의 본질과 무관하게 본인의 워딩을 녹여내고 싶어 했기에. 그러곤 이걸 세뇌하다시피 하기 위한 활동도 참 열심히 했다.

여하튼 이 개념들은 조직 차원에서도, 각각의 리더십 교육, 역량평가, 채용 등에서 어떤 식으로든 언급된다. (실제 얘들이 액자 속에 머물든, 말만 그렇든 그건 열외로 하자)


HRD와 조직문화 영역에서는 특히나 중요한데 전사 Align 되기 바라는 윗분들의 희망사항과 사명감을 갖고 어떻게든 전파하려는 소망과 함께 열심히 전달된다. 워크숍, 세미나, 교육 등을 통해 도출하거나 재정립하거나, 또는 시험 같은 쌍팔년도 방식을 동원해서라도. 그리곤 열심히 설명하고 피드백도 한다. "이건 비전이에요, 미션은 이래야 해요"처럼.



그런데, 여기서 잠깐!
이렇게 주구장창 경영진부터 신규 입사자까지 비전체계 전파의 실행(혹은 전달) 주체인 인사담당자는 자신의 비전체계를 가지고 있는가? 비전체계를 만들 생각은 해보았는가? 정작 '나만의 비전체계'를 만든다 했을 때 임직원들에게 설명하고 인사담당자들끼리 모여 학습할 때 그렇게나 강조하고 워딩 하나하나 뭐가 맞고 틀리다를 구분하던 대로 내 것을 일목요연하게 구분하여 정리할 수는 있는가?
출처: 게티이미지


좋은 회사를 만들고 싶다, 전문가가 되고 싶다, 인식을 변화시키고 싶다, 육성을 하고 싶다, 영향력을 갖고 싶다, 인사의 문제는 어떻고 그걸 해결하는 데에 일조하고 싶다 등의 모호하고 막연하기 짝이 없는 말들을 쏟아내고만 있지는 않은가? 그리고 이걸 읽는 순간, 어디서 정말 많이 듣던 말이고 정말 많이 하던 말은 아닌가?


인사담당자가 정작 제 머리 못 깎는 사례들은 차고 넘친다. 임직원에게 리더십이 어쩌니 하면서 정작 본인이 리더십은 안습인 경우가 많고, 창의적이지 못하니 주도적이지 못하니, 자율성이 없느니 하지만 가장 순응하고 시키는 일을 아주 충실히 수행하는 것도 인사인 경우가 훨씬 많다. (창의성이 가장 떨어지는 조직 중 하나일 수도) 핵심인재 육성한답시고 "당신의 비전과 중장기 목표, 계획은 무엇입니까?"라며 뭘 열심히 취합하면서도 정작 자기껀 정리해볼 생각조차 않는 인사담당자가 대부분. 남의 다리 열심히 긁는 것이 우리 일이라지만 남의 다리만 긁어서야..


나 역시 이 부분을 열심히 생각해왔다 하지만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볼 생각은 해보진 않았다.

어쩌면 가장 언행 불일치, 내로남불이 인사담당자는 아닐는지.
우리가 제일 모호하고 막연하다며..

요즘 '나만의 비전체계'를 만들어보고 있다.

이게 정리되면 그에 맞춰 넥스트를 정할 생각이고, 조금씩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하는 중.

궁극적으로 어떤 임팩트를 가지고 어떤 변화를 이루고 싶은 건지, 그 변화 여정 속 나의 존재가치는 무엇인지, 그래서 중기적인 나의 상은 무엇인지, 그러려면 필수적인 행동원칙은 무엇인지, 이걸 더 구체화한 모습(기업이라면 인재상의 구체화 정도?)은 무엇인지, 그랬을 때의 구체적 KPI는 무엇인지, 그 Gap은 어떤 기준으로 측정할 건지, 그 Gap을 어떻게 메꿔갈 건지, 도중에 필요하다면 무엇을 Pivot 할 것인지 말이다.


언제나 그렇듯, ' 인생'보다 소중한  없다.

그리고 내로남불보다 X팔린 것도 없다.

심지어 그 내로남불을 너무나 적극적이고 열정적으로 하는 우리 일 아닌가!





* 제 머리 못 깎는 인사담당자의 다음 얘긴 '그놈의 전문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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