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

술이 나를 마시게 두지 않는다.

by 제인

나이를 먹는 것을 큰 자랑으로 여기는 편은 아니지만, 확실히 살다 보면 얻어지는 지혜들이 있다.

다만 조금 아쉬운 것은 한 번에 얻어지지 않는다는 것.

자꾸만 얻게 된다는 것.

분명 이미 이전에 쌓은 지혜인데…

지혜롭지 못하게 실수를 반복하게 된다는 것.

그렇게 흑역사 속에서 삶의 지혜를 하나씩 획득한다.

흑역사 하나와 삶의 지혜 하나의 등가교환.

도대체가 득인지 실인지 모르겠지만.

이번에도 평판을 잃고 지혜를 하나 얻는다.


기분이 좋지 않을 때, 마음에 응어리가 크게 남아있을 때

특히 남편과 싸웠을 때는 술을 마시지 않는다.

절.대.로. 마시지 않는다.


내가 술을 마시는 게 아니라 술이 나를 마시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될지니.


지성인이라면 경험하지 않아도 그 정도쯤은 알만하지 않나?

이걸 삶의 지혜라고 할 수 있나? 의문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의심의 여지없이 삶의 지혜가 맞다.

정말로 정말로 다짐한다.

마음이 무거운 날에는 술을 마시지 않는다.


이제는 상황이 어떠한들 술주정이 귀여워 보일 수 있는 나이가 아니다.

그런 나이는 이미 한참 전에 지나왔다는 걸 잊지 말자.

맨인블랙에 나오는 기억삭제 레이저라도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면.

말려야 한다.


하.

지금이라도 어디 가서 구할 수 없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