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누가 잘 사나
세상은 두 종의 사람으로 나뉜다.
쓸데없는 것을 사 모으는 자와 그걸 한심하게 여기는 자.
동족끼리 만나면 참으로 좋을 것을…
이상하게 꼭 다른 종족끼리 만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애석하게도 우리 집 역시 같은 상황.
물론 내가 쓸데없는 쪽을 맡는다.
창과 방패의 대결.
쓸데없는 쪽을 맡은 김에 변호를 좀 하자면, 일단 세상에 쓸데없는 물건이라는 건 없다.
내가 써주면 그만 아닌가?
내가 사용하는 순간, 그것이 쓰임 받는 순간!
이것은 더 이상 쓸데없는 물건이 아니다.
‘쓸데없다’는 것은 당신의 잘못된 편견일 뿐!
오류를 인정하고, 당장 사과해야 할 것이다.
쓸데 있고 없고를 왜 네가 결정해?
쓰는 것도 사는 것도 나인데.
그럼 이렇게 또 반격하겠지?
“그게 필요해?”
아니 누가 꼭 필요해서 사나?
“어떻게 소비가 꼭 필요한 것으로만 이루어질 수 있어?”
“이거 사서 내가 기분이 좋으면 필요 이상의 가치 아닌가? “라고 말해도 안 통하겠지.
우린 다른 종족이니까.
이 대결은 영원한 무승부로 끝날 것이다.
승자도 패자도 없는 불멸의 게임.
한쪽은 계속 쓸데없는 것을 사 모으고, 한쪽은 계속 한심해할 것이다.
하지만 어쩌겠어 이렇게 태어난 것을.
어쩌겠어 그렇게 태어난 다른 종족을 선택한 것을.
이 불멸의 게임을 종결시킬 방법은 단 하나.
우리가 이렇게나 다른 인간들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
애초에 상대를 바꿀 방법도 없고, 나를 바꿀 필요도 없다.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이해할 필요도 없다.
그냥 오케이 하면 그뿐!
기억하자.
너는 창이고 나는 방패.
창은 방패가 될 수 없고, 방패는 창이 될 수 없다.
우리가 뭐 전쟁을 위해 만난 것도 아니고…
굳이 싸울 이유도, 이겨야 할 필요도 없다.
창과 방패는 그저 사이좋게 지내면 된다.
그러거나 말거나 사이좋게 지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