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부 Anbu Jun 28. 2019

인어를 보았다


내가 사는 곳에서는 바다에서 흘러온 오래된 이야기들이 많은데

그 이야기 중에서는 인어에 관한 이야기도 있었다.

어릴 적에 들었던 그런 이야기들은 희미하게 머리에 남아서

이제는 기억조차 나지 않을 줄만 알았는데


생각이 많은 밤, 이곳 밤바다를 찾아오니

그곳에서 나는 이야기 속에만 있던 인어를 보았다.


인어는 태양 빛에 연약한 살갗을 보호할 수 없기에

달빛을 받으러 몇 년에 한 번 이 조용한 바다에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가지고 온 진주에 달빛을 가득 받아가 다시 깊은 바닷속으로 사라진다.


말없이 조용하게 모습을 드러낸 인어는

호기심이 많아 사람을 만나면 나지막이 바다로 

그 사람을 부른다고 한다.


오늘 나는 그 이야기가 사실이면서 

사실이 아닌 것을 알았다.


인어는 나에게 말했다.

그저 인어는 오랜 시간 바닷 속에 표류하며 지내기 때문에

빛나는 사람의 기억을 보물처럼 간직하고 싶어서

인어를 만난 사람의 기억을 진주에 담아 가지고 간다고.


문득, 정신이 들었을 때 인어는 사라졌고 

나는 어떤 것을 보고 있었는지 설명할 수 없었다. 



+Instagram: @sayhelloanbu
+ Contact: sayhelloanbu@gmail.com

+ Patron [네이버 그라폴리오 후원하기]

[네이버 그라폴리오]  

매거진의 이전글 소라의 기억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