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5월은 뜨거웠다

살아온 시간이 살아갈 시간에게 건네는 말

by 윤슬작가

5월을 맞이하면서 작지만 몇 가지 목표를 세웠었다. 모임이나 수업이 진행되지 않아, 이번 기회에 책 열심히 읽고 글을 많이 써야겠다고 다짐했었다. 수업 준비가 아닌, 내가 읽고 싶어서 읽는 책, 4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 이어 5월은 「사피엔스」 정독을 첫 번째 목표로 삼았다. 두 번째는 얼마 전부터 블로그 글을 복사하여 브런치에도 올리고 있는데, 5월 말에는 몇 편의 글을 모아 브런치 북을 발간해야겠다고 계획했다. 세 번째는 사주명리학 정리하기. 평소 사주명리학에 관심이 있었던 터라 유튜브와 책을 보고 읽었다. 하지만 머릿속에 들어온 건 많은데 제대로 정리가 되어 있지 않다는 생각에, 조금이라도 노트 정리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만큼만. 마지막은 <윤슬의 짧은 소설> 4번째 퇴고가 목표였다. 석 달 정도 공백을 가졌던 터라, 조금 더 다듬어지지 않을까 하여 목록에 넣었다. 5월 31일, 세 가지 목표는 완성을 하고 나머지 하나는 70퍼센트 정도의 달성률로 5월을 마무리했다.


우선 브런치 북 발간하기. 에세이 "일상적인, 가장 극적인 순간" 브런치 북을 발간했다. 어떤 특별한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저 작가로 살아가면서, 글을 쓰는 일에 매일 관여하면서, 글을 쓰는 과정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또 다른 한편에서 생각하면 다른 누군가에게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증명해 주고 싶었던 마음도 컸던 것 같다. 어쩌면 평생 하게 될 일, 계속하고 싶은 일, 그 일에 대해 나 자신에게 확신을 심어주고 싶었던 것 같다.


「사피엔스」 정독하기. 지난 주말에 속도를 올렸다. 토요일 5시간, 일요일 2시간 정도 시간을 투자해 나머지 부분을 모두 읽었다. 인지 혁명, 농업혁명, 인류의 통합, 과학혁명, 마지막 신이 된 동물까지 생물학, 역사학, 사회학을 자율비행하는 유발 하라리의 박식함에 감탄하면서 재미있게 읽었다. 나의 무지를 인정하는 시간이면서 동시에 보다 넓어진 지식과 생각으로 호기심을 잃지 않고 세상과 마주할 수 있을 것 같다. 실로 고마운 책이다. 나의 지평을 넓혀준 사피엔스, '읽었다'에서 그치지 않고 정리하여 블로그와 유튜브에 한번 소개해볼까, 생각 중이다.


사주명리학 정리하기. 유튜브와 책을 읽으면서 머릿속으로 '이제 조금 알 것 같다'라고 생각하면서도 확인차 되묻기를 하면 제대로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아는 게 아니었다. 아니, 조금 안다고 생각하면서도 무엇을 알고 있는지 몰랐다. 그래서 노트 정리를 통해 배운 것을 옮겨보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고 5월을 시작했다. 6월부터는 다시 수업을 시작할 가능성도 있고, 지금처럼 자유로운 시간이 많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조금 욕심을 내었다. 그리고는 아주 거창하지는 않지만, 나만의 작은 사주명리학 노트를 완성했다. 기록한 것이 모두 기억하지는 못하겠지만, 정리된 것을 살피면 기억이 떠오르지 않을까 싶다. 노트를 보면 괜히 마음이 뿌듯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5월의 마지막 목표, <윤슬의 짧은 소설> 4번째 퇴고하기. 아주 짧은 이야기로 구성된 작품이지만, 처음 시도해보는 것이라서 신경이 많이 쓰인다. 계속 매만지게 된다. 그래서일까, 이건 마무리를 못했다. 며칠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 같다. 나름 계획을 세워서 진행했는데도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던 것 같다. 70퍼센트 정도에서 5월을 마무리한 결과를 두고 나를 탓하고 싶지는 않다. 누가 뭐라고 하든, 나는 5월을 뜨겁게 보냈다. 누가 정해준 목표가 아니라,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한 걸음씩 천천히 걸어왔다. 결과가 아닌 과정의 측면에서, 나의 5월에게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무기력한 느낌이 든 날도 있었다. 굳이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마음으로 적응에 실패한 날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기억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럴 수도 있다'라는 말을. '위기와 기회는 동시에 온다'라는 문장을,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다'라는 찰리 채플린을. 그들과 함께 5월을 넘었다. 6월이 시작되었다. 새로운 6월, 나의 6월이 시작되었다. 어디에 의미를 두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찬찬히 생각을 정리해봐야겠다.


by 기록디자이너 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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