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만 해서는 남는 게 없다

by 윤슬작가

"저는 책을 열심히 읽는데, 왜 제 삶에는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요?"

"책을 읽으라고 얘기하지만, 책을 많이 읽는 사람도 저하고 비슷하던데요..."

"책을 읽는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잖아요?"

주변에서 자주, 많이 받는 질문이다.

그럴 때 나의 대답은 간단하고, 단순하다.

"책도 읽는 사람이 있고요. 책만 읽는 사람이 있어요. 책도 읽는 사람이 되어보세요"


읽고 쓰는 일을 하고 있는, 그리고 지금까지 축적한 나의 경험으로 미루었을 때 가장 큰 차이는 조사 하나였다.

'도'와 '만'.

'책도 읽는 사람'은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겠다는 뉘앙스를 지니고 있다. 적극적으로 해결 의지를 표명하며 실행력으로 가설을 검증하고 확인 작업을 거치는 사람이다. 하지만 '책만 읽는 사람'은 다르다. 일단 '만'이라는 조사에서 느껴지듯 제한적이며 수동적인 느낌을 준다. 마치 책이 스스로 일어나서 문제를 해결하고, 가장 좋은 상황을 만들어주길 바라는, 책을 읽는 행위만으로 뭔가를 얻을 수 있다고 기대하는 분위기다. 물론 모든 책을 전투적으로, 적극적으로 읽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내게 던진 질문, 그러니까 변화를 언급하고 책을 통해 성장을 얘기하고자 한다면 태도를 바꿀 필요가 있다. 순간적인 즐거움이나 만족이 아닌 작은 변화를 만들어내고 작은 성공의 경험을 맛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책을 바라보는 관점에 변화가 절실하다.


내가 그랬다. 좋은 문장을 밑줄 긋는 데서 끝냈을 때와 그 말을 노트에 필사할 때가 달랐고, 필사를 넘어 그 문장 아래에 내 생각, 아이디어를 기록할 때 완전히 판이 달라지는 기분을 느꼈다. 다음 날 책을 이어 읽으면서 기록해놓은 노트를 펼쳐 어제의 생각을 들여다보고, 어제의 행동을 정리하고 오늘 해볼 만한 것, 혹은 유지할 것은 찾아보는 과정에서 생각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고, 결과물이 바뀌는 것을 경험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다독, 속독과도 이별했다. 정독, 심독, 숙독의 시간이 나를 찾아왔고, 그런 시간은 결과적으로 내 삶에 적용되어 지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거나 혹은 한 걸음 더 내딛는 훌륭한 도구가 되어주었다.


10년 전, 5년 전,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차이를 만들어낸 가장 큰 일등공신이 나의 독서방법에 있었다고 생각한다. '책도' 읽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이다. 읽기만 하는 것으로는 특별한 것을 얻을 수 없다. 그런 경우는 순간적이며 일시적인 경우가 많았다. 반면 읽고, 읽으면서 생각하고, 내 삶과 견주어 참고할만한 조언에 귀 기울이고, 문제가 있다면 그 방법을 해결하는 일에 활용하면서 '오늘'을 살아가는 방법과 '내일'을 상상하고 꿈꾸는 법을 배울 수 위해 있었다. 책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나는 책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다. 내가 그랬기 때문에 누구나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읽고 쓰기를 반복적으로 수행하고, 깊이를 더하면서 읽는 과정에 나는 어제보다, 예전보다 나은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도 동일한 방식으로 실천을 이어나가고 있다.


"저는 책을 열심히 읽는데, 왜 제 삶에는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요?"

"책을 읽으라고 얘기하지만, 책을 많이 읽는 사람도 저하고 비슷하던데요..."

"책을 읽는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잖아요?"

'책만' 읽는 사람이 아닌, '책도' 읽는 사람이 되어라고 얘기해 주고 싶다.

책을 읽는 행위에서 그치지 말고,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내 삶과 연결고리를 만들어내었으면 좋겠다.

다른 사람이 해낸 일은 자기 자신도 할 수 있는 일이다.

'책만'을 넘어 '책도'를 읽는 과정에서 반짝거리는 오늘에게 환한 미소를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작가

작가의 이전글아주 오랫동안 생각했었는데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