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출판사 대표

by 윤슬작가

어느 날, 작가가 되어 있었고, 어느 날 출판사 대표가 되어있었습니다.

어느 날, 글쓰기 선생님이 되어 있었고, 어느 날 독서모임의 쥔장이 되어 있었습니다.

모든 것은 어느 날로부터 시작되었고, 또 다른 어느 날을 위해 '오늘'과 마주하는 아침입니다.


대부분 나의 서랍을 열어 여러 소재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을 꺼내 '오늘'에게 말을 건네는 방식인데, 출판사 일은 조금 다릅니다. 나의 서랍이 아닌 누군가의 서랍이며, 나의 소재가 아닌 누군가의 소재를 필요로 합니다.


누군가의 서랍, 서랍에 들어있는 것을 꺼내어 하얀 종이 위에 옮기기만 하면 된다는 조언에도 '그냥 제가 하던 일을 하는 게 더 쉬워요'라는 대답을 더러 듣게 됩니다. 마구 써도 된다고 해도, '그냥 제가 하던 일하면 안 될까요?'라는 말을 농담처럼 건네주곤 합니다.


얼마 전 담다에서 "나는 아름다워질 때까지 걷기로 했다"를 출간했습니다. 지구를 지키는 사 남매와 함께 생활하는 오색달팽이님의 플로깅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플로깅'이라는 단어가 생소한 시절부터 플로깅을 실천해온 진. 짜. 플로깅 전문가입니다. 첫째와 함께 쓰레기 골인시키기 놀이로 시작한 것이 여기까지 왔다고 합니다. 햇수로 9년,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하는데, 놀라운 이야기죠? 자신감 있게 '플로깅'을 알릴 수 있는 책을 쓰자고 제안 드렸고, 오색달팽이님을 고민에 빠지게 만들었죠.


"플로깅 하는 건 쉬워요. 그런데 책을 쓰려고 하니..."


여러 생각에 빠진 모습이었지만, 오색달팽이님께서 마음을 결정하셨어요.


"작가님. 한번 해 볼게요."


용기를 낸 이유는 단 한 가지였어요.


"플로깅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플로깅, 제로 웨이스트, 플라스틱 제로, 채식.

지구를 위해, 우리를 위해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하죠?

플로깅이 조금 더 친근감 있게, 따뜻하게 느껴질 책, <나는 아름다워질 때까지 걷기로 했다>

많은 분들의 입소문 속에 판매가 진행되고 있어요.


누군가의 서랍에 있던 것이 '우리의 서랍'으로 넘어오는 순간이 아닐까 싶어요.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뭔가를 해본다는 것, 우리에게 필요한 태도는 이런 '작은 결심'이 아닐까요.

어느 날, 문득 말이에요.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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