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라야 할 턴데요

by 윤슬작가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라가야 할 텐데요. ㅎㅎㅎ"

5월에 출간한 <내가 좋아하는 동사들>을 읽었다는 소식과 함께 안부를 전하면서 보내온 문자였다. 고마움을 표현한 후, 아주 잠깐이었지만 여러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베스트셀러, 가만히 생각해 보면 진심으로 베스트셀러가 인생 목표인 적이 있었다. 그때는 책이 출간되고 매일 아침에 온라인 서점에 들어가 판매지수를 살펴보고, 밤새 포인트가 올랐는지 내려갔는지 꼼꼼하게 따져보았다. 판매지수의 변동이 없는 날에는 맛있는 밥을 먹어도 영 입맛이 돌아오지 않았다. 판매지수가 조금이라도 올라간 날에는 세상에 그렇게 인심 좋은 사람이 없었다. 마음을 베푸는 일에도, 금전적인 것을 베푸는 것에도 인색함을 발견하기 힘들었다. 사람이 참 희한한 존재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을 때, best 몇 위라는 숫자가 생겨나면 '그냥 작가'가 아니라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타이틀에 마음이 들떠 발이 둥실둥실 구름 사이를 날아다녔다.


하지만 그리 오래가지는 못했다. 보름 정도가 지나면 판매지수에서 하강곡선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그때부터는 묘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전체적으로 차분해지면서 몸에서 조금씩 힘이 빠져나가는 기분이었다. 그나마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말이 힘을 발휘한 날에는 '가능성'으로 하루를 마감했지만, 그렇지 못한 날에는 부정적이거나 한계를 담은 표현이 일기장을 채웠다. 그러다가 베스트셀러라는 딱지도 사라지고, best 몇 위라는 단어가 사라진 날은 완벽하게 우울모드로 전환되었다. 약간의 시간적 차이는 있었지만, 감정의 높낮이가 미묘한 차이가 있겠지만, 몇 권의 책을 내는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경험한 것들이다.


그렇게 몇 년의 시간을 보낸 것 같다. 요즘도 비슷한 패턴, 감정라인을 경험하지만 조금 무뎌진 느낌이다. 정확하게는 '베스트셀러'라는 단어에 덜 집착하게 된 것 같다. 물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싶지 않다는 말이 아니다. 베스트셀러 작가에 대한 바람은 여전하다. 베스트셀러 작가로 불린다면 그보다 큰 영광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다시 말해 '베스트셀러 작가'가 내가 글을 쓰는 목표가 될 수는 없을 것 같다.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고 해서 멈출 것도 아니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지 않았다고 해서 포기할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즉 외부에서 보이는 숫자, 호칭, 이름이 내가 하려고 하는, 혹은 하고 있는 모든 것을 설명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머릿속에 있는 어떤 상황, 생각이나 선택, 결정, 신념에 대한 확신이 생겨나면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한 권의 책을 세상에 소개할 것이다. 기록을 디자인하다, 시간관리 시크릿, 독서를 위한 독서, 글쓰기가 필요한 시간, 마인드, 이해한다는 것, 의미 있는 일상, 자꾸 감사를 포함하여 내가 좋아하는 동사들. 모두 그런 과정의 결과였다.


언젠가 박정수의 인터뷰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배우가 본업인 그녀는 작품 활동을 못 하게 된 것이 몇 년이 되었다는 말과 함께 필라테스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드라마를 보며 스토리가 아니라 누가 주연인지, 조연인지 더 관심이 간다는 그녀의 말에 저절로 고개를 끄덕여졌다. 그녀는 말했다. '언제 나를 뽑아줄까?'라는 생각으로, 좋은 작품을 기다리며, 꾸준히 자신을 관리해나가고. 그녀의 기사를 보면서도 비슷한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언제 나를 알아줄까?'라는 생각으로, 좋은 작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지금까지 구축한 시스템을 다듬고, 닦아나갈 생각이다. 내가 피는 꽃이 세상과 만날 날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면서 말이다.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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