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이 아니라 25시간이면 좋겠어. 26시간이면 더 좋겠어...”
24시간이면 충분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한 시간만, 한 시간만 더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와 다르게 정말 많은 일을 소화하는 사람, 시간이 부족해 보이는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한 시간만 더, 한 시간만 더’라고 말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차이는 어디에서 생겨나는 걸까. 각자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은 다양한 비결이 있겠지만, 나는 다이어리 쓰기가 한몫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보통 다이어리를 쓴다고 하면 일정을 적고, 그날 해야 할 것을 점검하는 '일정 관리'를 다이어리 쓰기의 전부로 이해한다. 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지금까지 내가 경험한 바로는 다이어리는 일정관리를 넘어 시간을 관리하고, 인생을 관리하는 도구의 성격이 강하다. 나만의 생존비결에 불과할 수도 있겠지만 방해요소를 제거하고 집중해야 하는 것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데에 다이어리만한 것이 없다.
24시간을 온전히 살고 싶은 사람이라면 다이어리 쓰기를 추천해 주고 싶다. 한때 '시간 부자'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경제적 자유를 이룩한 후, 시간적으로도 여유로운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표현했는데, 완전한 동의어는 아니겠지만 다이어리를 쓰면 시간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니 적어도 한 시간만 더, 한 시간만 더 라고 외치는 일은 사라진다. 왜냐하면 내가 그랬으니까. 지금 내가 그렇게 살고 있으니까. '한 시간만 더, 한 시간만 더'라는 말을 하고 있지 않으니, 분명 완전히 엉뚱한 제안은 아닐 것이다.
나에게는 바람이 있다. 바로 24시간을 온전하게 누리는 것. 그것을 위해 하루하루를 마지막 기회를 얻은 사람처럼 살아간다. 내일 혹은 일 년 후가 아니라 오늘을 잘 살아내는 것이 인생 최고의 목표인 사람처럼 살아간다. 소중하게 여기는 일을 잘 해내기 위해 시간을 확보하고, 그 일을 할 때는 그것밖에 모르는 사람처럼 집중한다. 생각지도 못한 문제나 상황이 생겨나면 원인을 추궁하는 것보다 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시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도 감정적으로 힘든 일이 생겨 마음이 주저앉은 날에는 템포를 늦춘다. 어서 성과를 내라고 나를 다그치기보다는 비록 짧은 시간이라도 혼자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일정을 조절하기도 한다. 인간은 이성적인 동물이라고 하지만, 절대적으로 감정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알게 된 후부터는 나의 감정을 함부로 다루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계획한 일을 가능한 모두 '클리어' 표시를 하기 위해 마음을 다한다. 그러한 경험을 담보로 얘기해 주고 싶다. 인생은 양의 문제가 아니라 질의 문제라고, 넓이가 아니라 깊이가 중요하다고. 질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싶다면, 깊이에 집중하고 싶다면 다이어리 쓰기를 시작해보라고. '한 시간만 더'라고 얘기하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중요한 것을 하지 못했거나 하고 싶었는데 하지 못한 후회가 남았다는 의미로 들려온다. 그래서 다이어리 쓰기가 필요하다. 다이어리를 쓰면 중요한 것을 언제,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기록하게 되고, 방심하여 놓치는 일도 상당부분 줄어든다. 어디 그뿐일까. 하고 싶었는데, 하지 못한 것으로 남는 게 아니라 어떻게라도 시간을 만들어 해낼 수 있는 방법을 찾기도 한다. 그렇게 중요한 것을 해내고, 하고 싶은 것을 해내고 나면 '한 시간만'라는 말은 무의미해질 수밖에 없다. 이쯤 되면 다이어리 쓰지 않고는 못 배길 것 같은데, 어떨지 모르겠다.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