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나를 좋아해 주는 지인이 다녀갔다. 나를 닮은, 나와 비슷한 길을 가려고 하는 그녀에게 컴퓨터 모니터에 붙여놓았던 포스트잇을 떼서 건네주었다. 한참 이야기가가 오가던 중이었고, 뭔가 힘이 날만 한 것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무엇이 좋을까 잠시 고민하다가 생각난 것이었는데, 길지 않았던 포스트잇에 적힌 글귀를, 벅찬 얼굴로 받아 간 그녀가 생각난다. 거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정확한 문장은 아니지만, 전체적인 맥락에서는 크게 벗어나지 않았을 것 같다.
"나의 성공 비결은 단순한다. 매일 한 시간 책을 읽고, 매일 한 시간 글을 쓰고, 매일 한 시간 아이디어를 정리하거나 기획하는 활동을 한다. 평범한 일을 특별하게 하자!"
'5년 전의 나'를 아는 사람들은 '지금의 나'를 두고 '놀라운 성장'을 했다고 말하곤 한다. 맨 밑바닥에서 출발했기에, 드러낼 만한 것이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했기에, 충분히 그렇게 보일 수 있다. 그리고 '대단한 또는 놀라운'은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해석을 허락하니까. 그래서 가끔 내게 비결이라는 것을 물어올 때가 있다. 어떻게 이렇게 대담할 수 있는지, 어떻게 이렇게 성과를 낼 수 있는지, 어떻게 꿈꾸고 나아가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나아가는지.
몇 번 비슷한 상황을 경험하고는 고민에 빠진 적이 여러 번 있다. 다른 이유는 없다. 딱히 해 줄 만한, 내세울 만한 무언가가 없기 때문이다. 거창한 비결을 가진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두려움이 없는 사람도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거라도 '희망'을 안겨줄 메시지를 원하는 분위기였고, 상황에 맞춰 이런 대답, 저런 대답을 했던 기억이 난다. 성공할 거라는 기분에 둘러싸여 시작했는데 반응이 없었던 날에 대한 이야기하기도 했고, 기획에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는데 실패로 보이는 결과를 마주하고 좌절했던 날에 대해서도 말해주었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좋은 소식이 날아온, 아주 드문 날에 대한 기억도 언급했던 것 같다.
하지만 뭔가가 있는 것 같기는 한데, 계속 겉돌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예전보다, 그러니까 서른 혹은 이십 대 보다 경험도 쌓였고, 배운 것도 많아졌다고 해도 아직은 배워야 할 것이 많이 있다는 생각에 선뜻 '이거야!'라고 말하기엔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적어도 나에게 부끄럽지 않은, '이 정도는 얘기할 수 있어'라는 게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포스트잇에 적어두었던 글귀였다.
"나의 성공 비결은 단순한다. 매일 한 시간 책을 읽고, 매일 한 시간 글을 쓰고, 매일 한 시간 아이디어를 정리하거나 기획하는 활동을 한다. 평범한 일을 특별하게 하자!"
오랜 기간 시간 심리, 사회, 철학, 문학, 과학 영역을 가리지 않고 반복적으로 읽고, 배움을 내 삶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해오고 있다. 오랜 반복을 통해 내가 알게 된 것이 있다면 세상에는 정답이 없으며, 오답이 누군가에겐 오답으로 보일 수 있지만, 자기 자신에게는 정답으로 향해가는 과정일 수 있다는 깨달음이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결과에 대한 평가, 시선에서 조금 더 자유로워진 것 같다. 차라리 그 시간에 과정에 집중하고, 과정적인 것의 밀도를 높이는 일에 보다 집중력을 발휘하기로 결심한 것 같다. 그녀에게 전한, 포스트잇에 적어놓은 글귀는 그러한 내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난 문장이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랬듯, 어느 날 문득, 그녀에게 '막연함'이 혼돈과 함께 불쑥 고개 내밀 때, 그 순간을 조금이라도 수월하게 넘기는 일에 보탬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본다.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