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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과 본능의 지배에서 벗어난 <역행자>

by 윤슬작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유전자와 본성의 명령을 그대로 따르기 때문에 평범함을 벗어날 수 없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이를 모른 채 ‘나는 달라’ 하는 자의식에 사로잡혀서 무한 합리화에 빠져 살아간다.

스스로가 얼마나 많은 정신적, 심리적 오류를 저지르는지 알지 못한 채 매일 똑같은 쳇바퀴를 돌 뿐이다.


왜 우리는 진짜 자유를 얻지 못하는가?

왜 늘 돈 이야기를 하면서도 평생 돈에 허덕이는가?

- 출판사 책 소개 중에서 -





언제부터인가 '경제적 자유'라는 말이 심심찮게 들려왔다. 거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완전한 자유'를 언급하는 사람이 나타났다. 바로 책의 저자 '자청'이다. 그는 게임광이었다. 그는 게임을 잘하는 공략집 같은 것이 있는 것처럼, 인생을 잘 살아갈 수 있는 공략집 같은 것이 있다는 생각으로 역행자의 길을 선택한다. 그는 순리자로 살아오면서 삶에 적응하기 바빴던 모습에서 벗어나 '무자본 창업가'의 삶을 시작한다. 결국 그는 2019년 20편의 영상으로 10만 구독자를 남기고는 유유자적 유튜버를 은퇴한 후, 현재 온라인 마케팅 '이상한 마케팅','프드프,'아트랑,'큐어릴'부터 지분 투자로 참여한 '라이프해킹스쿨','유튜디오', 오프라인 사업으로 '욕망의 북카페','인피니'를 운영하고 있다. 이미 30대 초반에 어떤 일을 하지 않아도 월 1억씩 벌어들이는 자동 수익을 완성한 그는 소유한 자산으로 매년 20퍼센트 이상의 투자 수익률을 올리면서 경제적 자유를 실현했다.


6개의 사업과 4개의 지분투자 사업으로 자동 수익을 만들어내면서 130명의 직원들과 재미난 일을 벌이고 있다는 자청. 그의 저서 <역행자>는 그의 머릿속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어떤 생각과 행동이 지금의 모습을 만들었는지, 무엇을 향해 마음을 쏟았으며, 어떤 부분을 가장 열정적으로 접근했는지에 대해 한 권으로 정리한 책이다. 베스트셀러여서 읽은 이유도 있다. 독서경영을 위한 학습의 자료로 삼기 위함도 있다. 나에게 조금 더 다른 자극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였을 수도 있다. 그래서 일부러 페이지를 나누어 천천히 읽었다. 배움과 기쁨이 있어 좋았다. 언제나처럼 하나만 가져와야지,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이번에는 두 개를 챙겼다. 무엇보다 지금 내가 가고 있는 길에 대해 "계속 나아가라"라고 우주적 메시지를 발견한 것 같아 읽는 내내 마음이 감사함이 솟구쳤다.


<역행자>에 대해 '독서와 글쓰기'에 관한 책이라는 이야기가 많았다. 읽어보니 어디에서 나온 말인지 이해가 되었다. 저자는 '역행자의 삶'을 강조한다. 보통 순행자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대부분이며, 순행자로 살아가는 이유가 무의식적으로 하는 습관, 패러다임이 가장 큰 이유라고 그는 생각했다. 그런 까닭에 습관과 패러다임의 변화가 반드시 필요한데, 이것은 하루아침에 완성될 수 없었다. 반복이 필요했다. 즉 새로운 자극에 계속적으로 노출될 필요가 있으며, 자극을 경험하는 과정이 어렵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놓치지 않았다. 그런 관점에서라 최고의 처방전이 내려졌다. 독서와 글쓰기. 이 책 전체를 통틀어 가장 많이 언급되고,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22전략'은 바로 이 지점에서 탄생되었다.


"2년간 2시간씩 글쓰기와 독서를 하라"


그가 베테랑이라고 여겨지는 것도 여기였다. 그는 정확했다. 아니 그는 많은 부분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이 책을 읽은 사람 중 이걸 실천하는 비율은 0.1 퍼센트도 안 될 것이고, 1주일에 한두 번 이상 실천하는 비율은 그중 5퍼센트 정도일 것이다. 이래서 인생이 참 쉬운 것이다. 아무도 이 쉬운 것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p.156)" 마케팅과 심리학과 자기계발의 특징을 모두 알고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최고의 멘트라고 생각한다. 좋아서 시작한 것이 일이 되었고, 탁월함을 추구하면서 반복적으로 글쓰기 훈련을 이어나가고 있는 나의 행동에 대해 이보다 더 멋진 칭찬이 없을 거라는 생각에 괜히 어깨가 으쓱해진 것도 사실이다.


<역행자>는 쉬운 책이다. 하지만 쉽다고 가벼운 것은 아니다. 진지함과 가벼움이 적절하게 어우러진 희극 같은 작품이다. 경제적 자유라는 것에 대해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어느 지점에서든 얻어 가는 것이 있을 것 같다. 내가 나를 너무 사랑하는 것 또한 삶의 방식인 까닭에 역행자가 근간을 흔들 수 있을지, 없을지는 오로지 독자의 몫으로 넘겨놓았다. 매력적인 요소가 가득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자의식을 굳건하게 지키고 싶은 사람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반면 자의식에 대한 의문이 생겨났거나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사람, 그것도 어떤 식으로는 사례와 증거를 찾고 싶은 사람, 자신의 인생관에 균열을 일으키고 싶은 의지를 가진 사람이라면 머리를 포맷할 필요가 있다는 말에 적극적으로 공감할 것 같다. 무의식, 내면, 상처를 핥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인정하고 받아들인 다음, 극복하기 위한 과정을 거쳐 저자의 바람대로 역행자가 될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


책을 덮으면서 언제나처럼 스스로에게 물었다.

"이 책에서 무엇을 가져올 거니?"

매번 느끼지만, 이번에도 너무 많았다. 밑줄 그은 것도 많고, 대화를 나눈 구간도 상당하다. 한참을 고민했다. 그러면서 되물었던 것 같다.

"두 개를 가져오면 무리일까?"

"두 개를 가져오고 싶어?"

"응"


합의는 끝냈다. 두 가지를 가져오기로. 첫 번째는 '역행자는 1을 받으면 2를 준다'를 정리한 기버 이론이다. 공짜로 받은 돈의 10퍼센트를 무조건 돌려준다는 자청, 그의 가르침을 가져온다. 고마움에 대해 마음을 전하거나 말로 표현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내게 온 1을 2로 만들어 되돌려주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는데, 참으로 멋진 생각이라며 고개를 끄덕였던 기억이 난다. 두 번째는 상황을 조금 더 살펴야 하겠지만, '일요일 2시간 전략'을 조심스럽게 가져와 본다. 일요일 2시간 전략을 저자가 아끼는 전략으로 발전하고 싶을 때 일요일 오후 1시에서 3시까지 밥을 먹은 뒤 딱 두 시간 동안 하기 싫은 일을 한다고 했다. 상황이 여의치 않아 자꾸 미루게만 되는 것을 실행할 수 있는 전략을 세운 것인데 2019년 유튜브를 진행할 때 이 전략을 활용했다고 한다. 딱 내 상황이었다. 유튜브 편집을 해야 한다고, 대본을 써야 한다고, 촬영을 해야 한다고 자꾸 미루게 되는데, 일요일 2시간 전략을 기억해 다시 도전할 수 있는 발판으로 삼을 생각이다.


책은 질문이 있을 때 찾게 된다고 했다. 나는 역행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이 책을 들지 않았다. 그저 '역행자'가 무엇을 역행하는 것인지에 대한 호기심으로 붙잡았다. 그렇게 읽기 시작한 책을 어느 지점부터는 정말 편안하게 읽었다. 마치 평소 나의 생각을 옮겨 놓은 것 같은 문장 앞에서 얼마나 마음이 편안했는지 모른다. 다만 그가 사업에 대해, 마케팅에 관해 이야기를 할 때는 조금이라도 새로운 것이 있으면 밑줄을 그으면서 읽었다. 당장 뇌의 최적화가 생겨나고 패러다임의 변화가 생겨나기는 어렵겠지만, 반복적으로 자극에 노출되면서 습관적으로 이해하고, 말하고, 받아들이는 것을 고쳐나가볼 생각이다. 이 책의 부제는 '돈, 시간. 운명으로부터 완전한 자유를 얻는 7단계 인생 공략집'이다. 읽은 소감을 바탕으로 '독서와 글쓰기로 인생의 지도를 완성하는 비결'로 새롭게 부제를 바꿔보는 것으로 책을 덮을까 한다.


from. 기록 디자이너 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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