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질문은 상황이 모든 것을 설명한다. 때론 어떤 질문이 상황을 역전시키기도 한다. 고민이 드러난 것일 수도 있다. 걱정이 많았을 수도 있다. 아니면 전략일 수도 있다. 아주 가끔 그와 상관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얼마만큼의 진심은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며칠 전에도 비슷한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엄마, 난 언제쯤 행복해질까?"
저녁을 먹기 위해 자리에 앉자마자 둘째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기말고사 시험을 앞두고 조금 더 철저하게 준비하기를 원했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을 두고 보던 중이었다. 기말고사 기간 동안 핸드폰을 멀리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반납하겠다고 말했지만, 반납하지 않았다. 핸드폰으로 음악을 듣기만 할 뿐 게임은 하지 않았다는 말을 믿고 싶었지만 방 앞을 지나갈 때면 언제나 후다닥 소리가 났다. 언제 기회가 되면 그 부분에 관해 이야기를 하려고 혼자 생각하던 중이었다. 그러던 차에 둘만 저녁을 먹을 기회가 생겼고, 저녁을 먹고 나서 교육과 훈육 어디 즈음에 걸쳐있는 얘기를 꺼낼 생각이었다. 나만의 계획을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 고민하고 있을 때, 한 숟가락을 떠서 입으로 넣어가던 둘째가 내놓은 첫 번째 말이었다.
"엄마, 난 언제 행복해질까?"
순식간에 상황이 바뀌었다. 예상하지 못한 질문 앞에서 상황은 묘하게 흐르기 시작했다. 이렇게 해야지 생각했던 것들이 머릿속에서 사라지면서 마음이 복잡해졌다. 내가 얘기하고 싶은 것과 아이의 질문 중간 중에서 어느 것이 먼저일까라는 고민이 생겨났다. 결국 후자를 선택했고 그때부터 행복연구소가 발동되기 시작했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네가 생각하는 행복은 어떤 것인지, 지금 행복하지 않은 사람은 나중에 행복할까, 행복한 사람들의 특징은 무엇일까까지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우리는 행복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궁금증이 어느 정도 해소가 되었는지는 더러 미소를 보여주었고, 그 덕분일까 혼자 고민하고 있던 다른 문제에 대해서도 털어놓기도 했다. 그렇게 1시간 정도 흐른 것 같다. 식탁 위의 음식이 모두 비워졌고, 완벽하지는 않지만 우리만의 행복연구소에도 후광이 비치는 모습이었다.
"다 먹었다. 자알 먹었습니다!!"
"어? 어! 그치? 근데 잠깐만...."
"응?"
5분, 아주 귀하게 5분을 얻었다. 그러고는 초스피드로 교육과 훈육 어느쯤에서 방황하는 말들을 두서없이 풀어놓았다. 열심히 했겠지만, 과정적으로 소홀한 점이 없었는지, 엄마가 보았을 때는 일부 그런 모습이 보였다는, 그래서 이번에 놓친 부분을 점검하여 조금 더 발전을 했으면 좋겠다는 의미의 단어를 눈앞에 펼쳐놓았다. 해가 저물어 다급해지는 나그네의 마음이라고나 할까. 둘째가 대답했다.
"ㅇㅇ"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