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영역과 상관없이 나는 '앎'이 즐겁다. 모르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 즐겁고, 알게 된 것과 삶이 연결되는 지점에서 혼자 애틋함을 느끼는 사람이다. 몰랐던 나에 대해서 알게 되는 것은 물론, '설마'라며 웃음을 던져놓고는 귀를 쫑긋 세우게 되는 기분도 싫지 않다. 내 차례가 돌아오지 않더라도, 다른 누구의 얘기라도 아주 중요한 보물이 주르르 떨어지는 것처럼 마음이 간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양한 사람을 만날 기회가 생겨나고 있는데, 어제는 윤슬 타임에서 타로 특강이 있었다. 타로, 책으로 몇 번 가볍게 읽은 것이 전부이다. 주변에 타로에 대해 아는 사람도 없었다. 하지만 호기심이 있어 기회가 되면 한번 배워봐야지 했던 것도 사실이다.
어제 특강 덕분에 조금은 알게 된 것 같다. 타로가 어떤 것인지, 카드 하나하나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알지 못하지만 어느 정도이 감은 익힌 것 같다. '아. 이런 거구나!' 정도. 타로는 총 78장이 있고, 메이저 카드가 22장이었다. 생년월일을 통해 자신의 메이저 카드를 알아낼 수 있는데, 나의 메이저 카드는 4번이었다. 4번, 황제 카드. 왕좌를 지키고 있지만 불안함으로 주변을 늘 경계하는, 안정을 추구하려는 모습이 강했다. 고집도 세고, 보수적인 성향도 있다고 했다. 물론 그만큼의 크기로 경험을 우선하고, 정직과 강인함을 추구한다는 것도 함께 소개되었다. 황제 카드에 대한 설명을 듣는데, '이건 나와 상관없는데'라고 말하기 어려웠다. 내가 지닌 강점과 약점이 얼마나 잘 설명하는지, 참 용하다는 생각을 했다.
어떤 판단이나 평가 없이 설명을 들었다. 마음을 말랑하게 해주는 부분만큼이나 결함이라고 여기는 것조차도 모든 게 나라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구경꾼이 되어 불구경하며 바라보지 않고, 내가 나를 돕는 쪽으로 마음을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어떻게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의 자리로 만들면 충분했다. 함께 한 다른 분들도 비슷한 마음이었던 것 같다. 잊고 살았든, 잘 기억하고 있었든, 현재 나의 상태와 과거의 행적을 되돌아보는 시간이었고, 앞으로의 행보에 관해 참고 자료로 활용하는 모습이었다. 잘 해내고 있다고 여기는 것은 더 잘해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불편하게 여겨지는 것의 근원이 무엇인지 살펴보는 모습이었다.
나는 이런 순간이 좋다. 몸의 감각이 하나, 둘 되살아나면서 숨겨진 이야기를 발견한 것 같은 호기심과 궁금증이 솟아나는 기분이 좋다. 원래부터 있었던 것을 되찾아온 기분까지 한데 어우러지면 더없이 즐겁다. 그러면서 서서히 하나씩 새롭게 눈에 들어오는 것들이 좋다. 나와 나를 둘러싸고 있는 것들에 관해서 말이다. 다음에는 또 어떤 자리를 만들어볼까, 어떤 배움, 어떤 순간을 만들어볼까. 책상 위에 지도를 펼쳐본다.
'음, 다음에는'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