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약점이라는 것이 있다. 의도하지 않은 위기 상황 속에서 약점이 드러날 때도 있지만, 오랜 습관에 의해 무의식중에 약점을 들키기도 하는 것 같다. 나도 조절력을 발휘한다고 하지만, 어느 순간 불쑥 튀어나오는 행동에 스스로 놀랄 때가 있다. 사실 강점에서만 혜택이 생겨나는 게 아니라, 약점을 통해서도 배움이 있고, 의도하지 않았지만 상황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되는 경우도 여러 번 있었다. 다듬어지지 않은 약점으로 인해 상황이 어렵게 된 적도 있었지만, 약점을 수용하는 것은 '개인의 성장'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주변 사람의 의견을 듣는 귀가 약했다. 좋은 마음으로 전하는 얘기라고 해도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변동 사항이 생겨나는 길을 선호하지 않았다. 신뢰감을 느끼는 사람, 또는 전문가가 있으면 그 사람에게 일임하는 편이었다. 신뢰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받아들이는 것을 거부하지는 않았지만, 약간의 저항 같은 게 있었다. 거기에 또 한 가지. 상황을 감정적으로 대처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 큰 골치거리였다. 어떤 상황인지, 흐름을 살펴보려는 노력보다 내게 주어진 상황, 그러니까 뒤통수를 때린 상황에 대해서만 집착하는 모습이었다. 이러한 나의 취약점을 두고 실은 고민이 많았다. 무엇보다 인정하고 수용하는 게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약점은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며, 그러니까 인간이라면 필수적인 요소라고 말이다.
그 사실을 자각한 이후부터 나만의 노력이 시작되었다. 불공정하고, 억울하다는 감정이 생겨나는 순간을 인지하고 감정을 알아차리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를 살피기 위해 일부러 더욱 귀를 크게 열었다. 유난히 어려운 일이었지만, 과정적으로 의도하지 않은 수확을 몇 번 경험했고,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는 기회가 되었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면서 나는 조금 더 적극적인 사람이 되었다. 어떤 상황이며, 어떤 의미가 숨겨져있는지, 체계적으로 바라보고, 과정을 경험한다는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매달렸다. 선을 그어놓고, 여기까지는 잘했고, 저기까지는 못했어가 아니라, 다시 말해 내 잘못, 네 잘못이 아니라, '이번 일을 통해 무엇을 배울 것인가'에 집중하면서 말이다.
또한 제일 약했던 부분, 감정적으로 즉각 대응하지 않기 위해서도 많은 공을 들였다. 내 감정을 바탕으로 '마땅히 이래야 한다'라는 식이 아니라, 상대방의 동기를 살펴보고, 과정을 들여다보는 시선을 키우기 위해 노력했다. 섣불리 '이럴 거야!'라고 결론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이런 거였어?'라는 질문하는 사람이 되는 것을 자처했다. 흔히 강점을 키우고,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럴 때면 나는 약점은 '보완하기'가 아니라 '수용하기'라고 바꿔 말해주고 싶다. 훨씬 안정감이 느껴질 뿐만 아니라 스스로 협력체계를 이루는 일에 부담감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마치 고통을 들춰내어 아픔을 상기시키는 게 아니라 마음을 챙겨주는 느낌이다. 그 마음이 오늘도 나에게 말을 건넨다.
'약점이 드러나도 괜찮아. 회피하지 말고, 수용하자. 그럴 수 있어!'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작가